[포스코그룹 인사 풍향계]그룹의 중심축 철강, 위상·리더십 변화 '기로'②"부회장 부활 가능성" 이시우 사장·본부장급 인사 연임 여부 주목
이호준 기자공개 2024-12-24 08:00:27
[편집자주]
포스코그룹은 올해 '내우외환'이라는 키워드로 요약된다. 중국발 철강재 공급 과잉, 전기차 캐즘, 노사 갈등, 잇따른 화재 사고 등이 겹치며 단단했던 포스코가 내부와 외부에서 균열을 드러냈다. 이러한 난관을 해결할 주요 해법은 결국 '인사'다. 장인화 회장이 올해 두 차례 인사를 단행했지만 이번 연말 인사가 그의 의중이 제대로 반영된 첫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쇄신과 안정의 기로에서 장인화호는 어떤 선택을 할까. 더벨은 포스코그룹 연말 인사의 의미와 방향성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0일 14: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업황 둔화와 화재 사고로 포스코가 예년보다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는 점은 모두가 공감하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변화가 필요하며 이번 '연말 인사'를 통해 분위기 쇄신이 있을 것이라고 보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다만 변화의 폭과 방향은 별개의 문제다. 일부에서는 부산대 출신 등 전임 회장의 색채를 줄이는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부회장제 부활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인사에 신중한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의 성향을 감안하면 부진한 업황 속에서 대규모 변화를 단행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많다.
◇장인화호, '로컬룰' 따를까…"그의 상황 인식 정도에 달려"
포스코그룹에는 등기·미등기 임원에게 2년의 임기를 보장하는 일종의 '로컬룰'이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후에는 성과 평가를 기준으로 1년 단위로 연장되는 구조다.
원칙적으로만 보면 회장을 제외한 포스코그룹 사내이사의 임기는 1년이다. 매년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이지만 이와 별개로 등기 임원을 포함해 미등기 임원까지 적용되는 그룹 내 암묵적인 인사 관행이 존재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만 현 시점에서 장 회장이 이 로컬룰을 기존대로 따를지가 관건은 아니다. 본업인 철강과 신사업인 이차전지 소재 산업에 닥친 위기가 더 크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도 화재 사고와 노사 갈등이 이어지며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정우 전임 회장의 흔적이 여전히 그룹 곳곳에서 엿보인다. 전임 시절 부산대 출신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다수 발탁된 점이 이를 보여준다. 현재도 정덕균 포스코DX 사장(부산대 전산통계학과), 김영중 포스코 마케팅본부장 부사장(부산대 금속학과), 이동렬 광양제철소장(부산대 금속학과) 등이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변화의 필요성은 있지만 관건은 이를 바라보는 장 회장의 시각이다. 업황 둔화는 대체로 구조적 요인에 기인한다. 이번 위기의 원인도 중국발 철강재 공급 과잉 등 불가피한 외부 압박에서 비롯됐다. 화재 사고 역시 아직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아 급격한 변화를 주면 내부 혼란을 야기할 공산이 크다.
지난 두 번의 인사처럼 안전성과 전문성을 중시한 소폭의 인사로 한 해를 더 도모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얘기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특히 장 회장은 구성원을 포용하는 리더십을 갖춘 데다 인사와 관련해서는 유독 신중하다는 내부 평가를 받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로컬룰을 그대로 따를지, 아니면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지금 포스코가 처한 상황을 장 회장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장 회장은 외유내강형 인물이기도 한데 특히 인사와 관련해서는 주변 인물들조차 속마음을 읽기 어려운 분"이라고 전했다.
◇연임 기로 선 이시우 사장…김영중 부사장 등 본부장 거취 주목
이런 상황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주력 사업인 '철강' 부문 경영진의 변화 여부다. 사업회사 포스코에서는 올해 초 김학동 부회장이 퇴임한 뒤 그와 함께 공동 대표이사를 맡아왔던 이시우 사장이 단독 대표이사가 돼 회사의 한 해를 이끌어 왔다.
대표이사직 자체는 작년 초부터 맡아왔으니 임기상으로는 연임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기로에 있다. 장 회장이 실적 부진과 화재 사고의 책임을 물어 쇄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불황 극복과 포스코의 위상 강화를 위해 그를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공동대표 체제로 복귀할 가능성을 점치는 의견도 내부에 형성돼 있는 상황이다.
다른 포스코 관계자는 "부회장제나 공동대표제 도입 같은 선택지도 모두 열려 있다고 보는 상황"이라며 "불황이라 해서 승진을 막는 것이 핵심은 아니다. 중요한 건 불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리더십에 힘을 실어주는 것인데 아마 그 부분을 가장 중점적으로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나머지 5명 본부장의 거취도 관심사다. 특히 주목받는 인물은 김영중 마케팅본부장 부사장이다. 그는 작년 초 이 사장과 함께 사내이사로 선임된 후 올해 초 유임됐다. 1965년생인 그는 지금은 퇴임한 정탁 부회장의 후임이다. 혁신 제품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이어가는 가운데 그의 성과와 역량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가 중요한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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