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생크션 리스크]중국에서 인도까지…우여곡절 컸던 크래프톤배그 출시 맞물려 한한령, '중·인 국경분쟁'도 발목
황선중 기자공개 2025-01-03 09:49:15
[편집자주]
국내 게임사에 중국 시장은 기회의 땅인 동시에 위기의 땅이다. 수억명의 소비자가 있는 중국에서 게임이 흥행하면 단숨에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판호'로 대표되는 깐깐한 규제가 언제든지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불안 요소다. 더벨은 중국 진출을 도모하는 게임사가 겪을 수 있는 생크션(Sanction) 리스크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3일 16: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게임을 보유한 게임사는 해외 정부의 규제로 어려움을 겪는 이른바 생크션(Sanction) 리스크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게임을 전세계에 서비스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다양한 국가의 이해관계에 얽매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상당한 중국 시장을 주요 활동 무대로 삼는 게임사는 더더욱 민감하다.국내 게임사 중에서는 크래프톤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세계적으로 흥행한 자체 개발작 '배틀그라운드 시리즈'를 필두로 다양한 지역에 발을 뻗은 상태다. 가장 핵심적인 매출 지역은 수억명의 게임 소비자를 거느린 중국 시장이다. 크래프톤은 올해 중국에서만 1조원 넘는 매출을 벌어들였다.
◇'배틀그라운드' 출시와 맞물린 '한한령'
크래프톤이 중국에서 성공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일단 <배틀그라운드>가 모습을 드러냈던 때는 2017년 3월이다. 이 게임은 출시 직후부터 세계적인 흥행을 이뤄냈다. 수천개의 게임이 유통되는 글로벌 플랫폼 '스팀' 기준 최고 동시접속자 323만명을 기록했다. 스팀 역대 1위 기록으로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출시 초기부터 중국의 세계적인 게임사 텐센트와 손잡고 중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고자 했다. 중국 이용자들은 자국 정부의 규제 탓에 <배틀그라운드>를 원활하게 즐기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은 중국 정부로부터 판호를 받아 <배틀그라운드>를 현지에 정식 출시할 계획이었다.
문제는 시기였다. 당시는 중국 정부가 '사드(THAAD) 사태'를 빌미로 국산 문화콘텐츠에 대한 한한령(限韓令·한류제한령) 조치를 내린 때였다. 국산 게임에 대한 판호(게임 유통 허가권) 발급을 잠정 중단하면서 국내 게임사의 중국 진출 길이 막혔었다. <배틀그라운드>에 대한 판호 발급도 미뤄지면서 출시가 불투명해졌다.
당시 중국 정부는 여러 이용자가 총을 들고 전투를 벌이는 <배틀그라운드>의 폭력성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배틀그라운드>를 모방한 중국 게임은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았다. 특히 수십명의 이용자가 각자 비행기에서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린 뒤 최후의 1인이 될 때까지 싸우는 <배틀그라운드>만의 고유한 특징을 베낀 게임마저 유통됐다.
◇텐센트 통해 중국 뚫었지만 인도는 막혀
2018년 5월 출시된 모바일판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도 마찬가지였다. PC판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이유로 중국 정부의 판호를 받지 못했다. 결국 텐센트는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모바일>를 중국에 출시하는 전략을 포기하고, 자신들이 새롭게 개발한 <화평정영>이라는 게임을 출시하는 전략으로 판호를 받아냈다.
<화평정영>은 겉보기엔 텐센트가 개발한 중국 게임이지만 사실상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같은 게임이다. 크래프톤이 제공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지적재산권(IP) 등을 기반으로 텐센트가 만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크래프톤은 <화평정영>에서 매출이 발생할 때마다 일부를 로열티로 받고 있다.
크래프톤이 겪은 중국발 리스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중국뿐 아니라 인도에서도 뜨거운 인기를 자랑했다. 하지만 2020년 중국·인도 국경분쟁이 발생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인도 정부가 중국 게임사인 텐센트가 서비스하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유통을 막으면서 갑작스럽게 서비스가 중단된 것이다.
인도 시장은 중국과 함께 수억명의 게임 소비자를 거느리고 있는 만큼 크래프톤의 미래 먹거리로 꼽혔던 시장이다. 결국 크래프톤은 서비스 중단 이후 3년 동안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라는 새로운 게임을 개발했고, 지난해 5월부터 텐센트 도움 없이 인도 시장에 대한 서비스를 직접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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