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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승부수]엔씨소프트, '게임업계 공무원' 딱지 뗀다9년 만에 신년사, 벤처 정신 재무장 의지…내부 체질 개선 속도 기대

황선중 기자공개 2025-01-03 09:47:48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2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택진,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사진)가 2일 을사년 새해를 맞아 신년사를 내놓았다. 다른 기업들에서는 별다를 것 없는 이벤트일 수 있으나 이번 엔씨소프트의 신년사는 무려 9년 만이다. 회사 현실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공표해야 할 때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장 두드러진 대목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무엇보다 내부 체질 개선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그간 높은 수준의 고용 안정성과 복지로 '게임업계 공무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면 이제 창의·혁신적인 기업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올해 턴어라운드 못하면 미래 어두워"

김택진, 박병무 공동대표는 신년사에서 "국내외 상황, 특히 게임 시장의 상황은 우리에게 결코 녹록지 않으며 우리 회사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은 매우 어렵다"면서 회사의 현재에 대해 낙관보다는 비관 섞인 진단을 내놓았다. 글로벌 게임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엔씨소프트가 뒤처지고 있다는 세간의 평가를 인정한 셈이다.

그러면서 올해가 위기 극복을 위한 최후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두 공동대표는 "올해 엔씨소프트가 성장의 변곡점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지난해 아픔을 겪으면서 시행했던 많은 일들이 수포로 돌아갈 것"이라면서 "올해 엔씨소프트를 턴어라운드시키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두 공동대표는 내부에서 해답을 찾는 모습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지난해 엔씨소프트가 단행한 일련의 구조조정에 대해 "미래를 위한 준비 작업이었을 뿐 그 자체로서 우리의 성장을 약속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는 점이다. 표면적인 구조조정 작업에 만족하지 않고 조직 자체의 체질까지 완전히 탈바꿈시키겠다는 의지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공동대표(좌)와 박병무 공동대표(우)

◇위기 극복 위해 벤처 기업 정신 '재무장'

구체적으로 임직원의 성과 창출을 요구했다. 두 공동대표는 "시간이 우리의 어려움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사치스러운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한다"면서 "우리가 성장을 위한 변곡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이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해야 하고, 엔씨소프트가 처음 출발했던 벤처 정신으로 재무장해야 한다"라고 했다.

여전히 회사 안에 보이지 않는 갈등이 존재한다는 점도 내부 체질 개선의 명분으로 작용한 모습이다. 두 공동대표는 "우리가 다시 성장하기 위해서는 각 부서의 이기주의, 부처 간의 반목을 버리고 엔씨소프트라는 한 팀으로 힘을 합쳐야 한다"라고 했다. 그간 조직 간의 협력이 부족했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올해 내부 체질 개선의 강도는 어느 때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 임직원에게 보내는 공개적인 신년사에서 "회사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은 매우 어렵다",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다시는 미래가 없다는 생각으로", "뼈를 깎는 노력" 등 다소 극단적인 표현을 상용한 것은 임직원에게 위기감과 경각심을 전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마지막으로 두 공동대표는 "우리가 잘하고 있는 것과 부족한 것을 명확히 인식하고 부족한 것은 과감한 협업을 통해 간극을 메워야 한다"라며 앞으로의 경영 방향을 간접적으로 제시했다. 엔씨소프트 약점으로 꼽히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 게임사와의 접점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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