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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1세대 생존기]'평균 이익률 10%대' 이오테크닉스 '넉넉한 곳간'②지난해 잉여현금흐름 이례적 마이너스 전환, 유형자산 취득 영향

전기룡 기자공개 2025-01-23 08:54:05

[편집자주]

코스닥이 개장한지 30년 가까이 흘렀다. 1세대 기업 가운데 상당수는 상장폐지된지 오래다. 산전수전을 겪으면서도 20여년 넘게 시장에서 살아남은 상장사에는 어떤 내공이 숨어있는 걸까. 더벨이 신년을 맞이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50위권 내에 포진해 있는 알짜 코스닥 1세대 기업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7일 08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오테크닉스는 반도체에 적용되는 '펜 타입 레이저마커'를 세계에서 처음 개발한 기업이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2000년 기업공개(IPO)를 단행했다. 꾸준한 수요에 힘입어 상장 이래 평균 10%대 영업이익률을 올리고 있다. 영업손실을 기록한 빈도도 상장 이듬해였던 2001년 단 한 번뿐이다.

견조한 수익성은 넉넉한 곳간과 양호한 현금흐름으로 이어졌다. 다만 지난해에는 이례적인 상황을 연출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개선된 반면 자본적 지출이 늘어나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이 악화됐다. 신규 토지 매입과 함께 '한국오페라역사박물관 사업'에 참여한 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연간 영업손실 단 1번, 멀티빔 레이저마커 '성장 동력'

이오테크닉스는 상장 시점부터 이미 국내외에서 인지도를 확보한 상태였다. 세계에서 처음 펜 타입 레이저마커를 양산화한 덕분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의 계약을 토대로 약 90% 상당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미국과 대만에 각각 위치한 ATP, MTS 등도 이오테크닉스의 매출을 책임지던 주요 고객사였다.

꾸준한 수요에 힘입어 대부분의 사업연도에서 영업이익을 올렸다. 상장 직후인 2001년에만 45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아시아 금융위기'가 야기한 일시적인 불확실성에 가까웠다. 당시 감사보고서에도 아시아 금융위기가 초래한 영향을 추정해 작성됐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후에는 전방사업인 반도체 분야의 성장 그래프에 따라 매출 규모가 달라졌다. 본격적인 성장세는 멀티빔 레이저마커를 토대로 독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시작한 2010년부터 시작됐다. 멀티빔 레이저마커는 이오테크닉스가 2007년 상용화한 장비로 기존 기술 대비 생산성이 2배 뛰어난 게 특징이다.

레이저 마킹 기술의 적용 범주가 반도체를 넘어 비반도체까지 확대·적용되기 시작한 점도 주효했다. 당시는 인쇄회로기판(PCB)과 디스플레이, 태양광전지 등에 본격적으로 레이저 마킹 기술을 도입하던 시점이다. 자동차산업, 기계부품산업과 같이 전통적인 산업에서도 수요가 확대되기 시작했다.

매출 외형이 2000억~3000억원대까지 늘어난 이후에는 레이저 응용장비에 힘을 줬다. 마킹 기술에만 한정하지 않고 드릴링(홀을 가공하는 기술), 트리밍(전극 등을 절연하는 기술), 어닐링(웨이퍼 등의 전도성을 높이는 기술) 등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다변화된 포트폴리오에 힘입어 상장 이후 현재까지도 평균 1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성규동 회장, '한국오페라역사박물관' 추진 본격화

양호한 수익성은 재무건전성으로 이어졌다. 이오테크닉스의 지난해 3분기 부채비율은 9.7%로 한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차입금의존도도 1.5%에 불과하다. 일반·산업시설자금 명목으로 빌린 90억원이 차입금의 전부다. 누적된 이익잉여금이 같은 기간 4834억원이라는 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630억원이라는 점 등에 미루어 곳간도 넉넉한 편이다.

우량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보탬이 됐다. 2022년 한때 영업활동현금흐름이 967억원에 달했던 기록도 있다. 당시는 디램(DRAM)의 미세공정에 주로 활용됐던 레이저 어닐링 장비들의 수주가 확대되던 시기다. 넉넉한 곳간 덕에 주당 1000원의 배당금도 책정했다. 주당 배당금이 세 자릿수를 기록한 건 이때가 마지막이다.

다만 지난해에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289억원을 기록한 반면 FCF는 마이너스(-) 397억원으로 돌아섰다. 유형자산 취득을 위해 630억원을 지불한 점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당시 재무제표상에는 신규 유형자산을 대부분 토지로 분류하고 있다.

630억원 중 400억원은 락앤락으로부터 매입한 토지와 건물 대금이다. 이오테크닉스는 지난해 8월 금강쿼츠·에스티씨와 함께 락앤락 안산공장을 850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이오테크닉스는 공유자 지분(4분의 2)을 고려해 850억원 중 400억원을 책임졌다. 금강쿼츠와 에스티씨도 각각 225억원씩 대금을 납입했다.

나머지 230억원은 성규동 회장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한국오페라역사박물관' 사업으로 추정된다. 오페라 매니아로 알려진 성 회장은 2022년 한국오페라역사박물관을 설립하겠다는 뜻을 대외적으로 공유했다. 지난해 이오테크닉스 이사회 내역에도 '한국오페라 역사 박물관 설립을 위한 부동산 매수 승인의 건'이 만장일치로 통과된 기록이 있다.

이와 관련 더벨은 이오테크닉스의 입장을 확인하고자 수 차례 연락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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