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보드]E1, 오너가 투자 결정 제동 건 이사회여수그린에너지 인수 한 차례 부결 뒤 재추진, 주요 부의 안건은 LNG 발전 사업 투자
김형락 기자공개 2025-01-23 08: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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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기구로서 이사 선임, 인수합병, 대규모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곳이다. 경영권 분쟁, 합병·분할, 자금난 등 세간의 화두가 된 기업의 상황도 결국 이사회 결정에서 비롯된다. 그 결정에는 당연히 이사회 구성원들의 책임이 있다. 기업 이사회 구조와 변화, 의결 과정을 되짚어보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요인과 핵심 인물을 찾아보려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0일 15시14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E1 이사회 주요 의결 사항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사업 확장 투자 안건이었다. 오너 경영인이 투자 의지를 갖고 추진한 인수·합병(M&A)을 사외이사가 제동을 걸기도 했다. E1 이사회가 지배주주로부터 독립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경영진은 거래 조건을 조정해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20일 theBoard가 E1의 지난해 연간 이사회 의사록을 분석한 결과 E1은 지난해 2월 15일 제1차 이사회에서 6개 의결 안건 중 '타법인 주식 취득 승인 건' 하나를 부결했다. 그날 이사회에는 이사진 전원(5명)이 출석했다. 해당 안건에는 2명만 찬성해 과반수 찬성이라는 이사회 가결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부결된 안건은 여수그린에너지 투자 건이었다. 전라남도 여수시에 LNG 집단에너지사업 허가권을 갖고 있는 특수목적회사(SPC)다. E1 주력 사업은 액화석유가스(LPG) 유통이다. E1은 국내 LPG 산업 성장 둔화에 대비해 LNG 발전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여수그린에너지 인수 안건을 찬성한 이사진은 모두 오너 경영인이다. E1 LPG사업부문, 사업지원부문, 신성장사업부문 대표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인 구자용 회장과 E1 사내이사인 구동휘 부사장이 해당 안건을 찬성했다. 구 회장은 E1 지분 9.77%, 구 부사장은 E1 지분 5%를 보유한 최대주주(구자열 LS 이사회 의장) 특수관계인이다.
E1 사외이사는 여수그린에너지 투자 안건에 반대했다. 당시 E1 사외이사는 김정관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과 박소라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부 정교수 등 2명이다. 두 사람은 인수 가격, 경제성 등을 고려해 반대 의견을 냈다. 캐스팅 보터로 남은 전문 경영인 천정식 E1 기술안전부문 대표이사는 해당 안건에 기권했다. E1 정관은 이사회에 출석해 기권한 이사는 반대 투표한 것으로 간주한다.
E1 이사회는 오너 경영인이 투자 의지를 표명한 안건을 부결 처리해 독립성을 입증했다. 당시 E1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2인 등 총 5인으로 사외이사 비율이 40%였다. 2023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임한 사외이사 2명이 각각 중도 퇴임(자진 사임), 당연 퇴임(사망)해 상법이 요구하는 사외이사 요건에 미달한 상태였다.
E1은 지난해 3월 정기 주총 이후 사외이사 과반 요건을 충족했다. 박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고, 김인현 고려대 법학과 교수와 민경덕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등기이사 총 7명 중 사외이사는 4명, 사외이사 비율은 57%다.

E1은 계약 조건을 조정해 여수그린에너지 인수를 다시 추진했다. 지난해 6월 14일 제4차 이사회에 '여수그린에너지 주식 매매 계약 체결 보고'가 보고 안건으로 올라왔다. E1이 여수그린에너지 투자를 재검토할 때는 이사회 의결 안건으로 상정해야 하는 요건에 해당하지 않았다. 매도자인 SJ에너지산업이 2023년 보고한 여수그린에너지 지분 100% 장부가는 176억원이다.
E1은 이사회 규정에 따라 △중요한 대규모 투자 △일정 규모 이상 출자, 자산 처분, 자금 장단기 차입, 타인을 위한 담보 제공·보증 등 중요한 재무에 관한 사항을 이사회 심의·의결 안건으로 올린다.
E1 이사회는 지난해 6월과 9월 하나파워패키지 인수 계약 체결 건도 가결했다. E1은 칼리스타캐피탈, 메리츠증권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하나파워패키지가 보유한 발전사 3사(평택에너지, 김천에너지서비스, 전북집단에너지서비스)를 인수한다. LNG 발전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투자다. 인수대금 총 8000억원 중 E1이 실질적으로 부담하는 금액은 약 30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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