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2월 07일 07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의 기술이 얼마나 앞서가고 있는지를 보시면 깜짝 놀라실겁니다. 이미 로봇이 길거리를 활보하고 마라톤 대회에 나갑니다.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중국과 경쟁 자체가 어려워질지도 모릅니다.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정일부 ㈜IMM대표 겸 IMM인베스트먼트 최고운용책임자(CIO)는 지난달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위기 의식을 드러냈다. 지난해 최대규모의 벤처펀드를 만들었고 투자와 회수에서도 큰 성과를 낸 하우스인만큼 잔뜩 자랑을 들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그의 입에선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향한 걱정들만 줄이어 나왔다.
인터뷰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딥시크 쇼크'가 글로벌 시장을 강타했다. 그제서야 그가 걱정한 것이 무엇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만만치않을 것이라고 어렴풋이 생각만 했던 중국의 인공지능(AI) 기술은 아득하리만큼 앞서 있었다. AI 반도체에 대한 제재 속에서도 미국의 빅테크와 견줄 수 있는 능력을 전세계에 과시했다.
물론 딥시크의 등장 그 자체가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에 부정적이지만은 않아 보인다. 우리나라엔 오픈AI나 딥시크의 경쟁상대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글로벌을 타게팅하는 범용 AI 파운데이션 모델은 우리나라 스타트업들이 명함을 내밀기 어려운 분야였다.
우리가 엄두조차 내지 못하던 분야에서 중국의 스타트업이 미국 빅테크와 견줄 실력을 입증했다는 게 기분 좋을리는 없다. 그러나 실리를 따져보면 국내 AI 스타트업에게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는 이벤트란 인식이 많다. 실제 최근 더벨이 실시한 서베이에서 국내 벤처캐피탈리스트 대다수는 딥시크의 등장이 국내 AI스타트업에 기회요인이라고 봤다.
그럼에도 낙관적일 수 없는 이유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맞닥뜨릴 진짜 위기가 가시화 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단 AI뿐 아니라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주력하는 유망 미래산업 분야에서도 딥시크 쇼크가 충분히 재현될 수 있다. 엔비디아의 최신 반도체 없이 딥시크를 만들어낸 중국은 이제 AI반도체 개발에도 주력할 게 확실해 보인다.
로봇과 우주·항공, 2차전지 등의 분야에서도 중국의 기술력은 막연한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을 넘을지 모른다. 또 다른 혁신산업인 드론 분야에선 중국이 전세계 최강자로 등극한지 오래다. 이런 하드웨어 분야의 산업이 궁극적으로 AI기술과의 융합을 도모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의 기술력은 더 무섭게 느껴진다.
이에 반해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마주한 환경은 척박해 보인다. 규제개선은 심화한 정치적 불확실성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회수시장이 안정되지 못하다보니 혁신 기업에 적시에 공급돼야 할 모험자본은 '돈맥경화'에 걸리기 일쑤다.
다만 희망을 가질만한 건 딥시크 쇼크가 한국의 미래 성장동력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워줬다는 점이다. 충격을 계기로 기술기업과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듯 하다. 미래에 돌아봤을 때 딥시크 쇼크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골든타임을 지킬수 있도록 한 경고탄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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