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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어프로파일]법률·산업 아우르는 전문가, '최연소 대표' 안희철 디엘지 변호사올 초 초고속 내부 승진, '법률자문+산업' 전문성 무기

임효정 기자공개 2025-02-24 07:31:03

[편집자주]

인수합병(M&A) 시장은 국내 로펌에게 신성장동력이 됐다. IMF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송사 업무에 쏠렸던 무게중심 또한 자연스레 M&A 섹터로 이동했다. M&A 법률 자문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고 서비스의 질도 향상됐다. 그에 걸맞게 맨파워 또한 풍성해졌다. 더벨은 법률시장의 성장을 이끈 M&A 자문 핵심인력들을 조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9일 15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률 서비스는 더 이상 단순한 규제 대응 수단이 아니다. 변호사의 역할은 이제 기업과 산업을 이해하고 시장 변화를 주도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법이 벽이 아니라 다리가 될 때 기업은 더 넓은 세상으로 도약할 수 있다.

안희철 법무법인 디엘지(DLG) 대표 변호사(사진)는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를 누구보다 먼저 체득한 인물이다. 그는 법률의 틀을 넘어 산업의 본질을 이해하며 고객의 성장을 이끄는 전략적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스타트업과 M&A 분야에서 쌓아온 탄탄한 실력은 그가 단순한 법률가가 아니라 비즈니스의 동반자임을 입증한다.

디엘지에서 어쏘 변호사(Associate Lawyer)로 시작해 최연소 대표 변호사에 오른 그의 여정은 법률 서비스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실용적 자문과 산업 전문성을 겸비한 그의 접근법은 법률이 단순한 안전망이 아닌 기업 성장의 엔진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성장스토리: 어쏘부터 대표까지, 법률가로서의 혁신적인 성장

법률가로서의 출발점은 노동·정책·입법 분야였다. 그는 법이 사회 변화를 이끄는 힘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전통적인 법률 자문만으로는 사회에 보다 직접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으로 법률이 기여할 수는 없을까. 그는 그 답을 M&A 자문에서 찾았다. 그는 자연스럽게 M&A와 스타트업 법률 자문으로 시야를 넓히며 새로운 법률 패러다임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해당 섹터에서 법률의 역할은 더욱 중요했다. 그는 단순한 법률 조언자가 아니라 기업과 산업의 비전을 함께 그려가는 전략가가 되고자 했다. 이를 위해 그는 ‘스타트업 법률 가이드’를 집필하며 변호사로서의 전문성을 시장과 공유하는 길을 선택했다.

그는 2019년 법무법인 디엘지에 합류해 어쏘 변호사로 출발했다. 이후 워킹 파트너(Working Partner), 에쿼티 파트너(Equity Partner)를 거쳐 단 6년 만에 대표 변호사(Managing Partner) 자리에 올랐다. 이는 단순한 승진이 아니라 법률가로서의 경계를 확장해 가는 혁신적인 여정이었다.

진정한 리더십은 조직을 관통하는 경험과 통찰에서 비롯된다. 로펌의 구조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변화의 흐름을 선제적으로 읽어낸 안 변호사는 이를 온몸으로 증명해 보였다. 디엘지의 역사상 최초로 어쏘에서 대표까지 오른 변호사이자 최연소 대표로 선임된 그는 법률가의 성장 방식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디엘지의 유연한 조직 문화는 그의 성장을 가속하는 촉매제였다. 단순히 연차에 따른 역할을 수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도적으로 자문을 이끌며 산업과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해냈다.

그의 강점은 업무 전문성과 산업 전문성을 동시에 갖춘 법률가라는 점이다. 스타트업, AI, 핀테크, 바이오 등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을 깊이 이해하며 각 분야의 성장 가능성을 법률적으로 뒷받침했다. 이와 같은 접근 방식은 그를 M&A와 스타트업 투자 법률 분야에서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자문 스타일 및 철학: 법률과 산업을 잇는 ‘성장 파트너’

법률 서비스의 본질은 문제 해결이다. 하지만 안 변호사는 법률을 단순한 리스크 관리 도구가 아니라 기업의 성장 촉진제로 바라본다. 그는 ‘법률은 성장을 막는 규제가 아니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도구’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자문을 수행한다.

법률가로서 단순히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그다. 스타트업 투자 구조를 설계할 때 기존의 법률 틀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투자자의 니즈를 고려한 창의적인 구조를 제안하는 방식이다.

고객과의 소통 역시 그의 자문 철학에서 중요한 요소다. 그는 고객과의 긴밀한 대화를 통해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마련한다. 그의 자문 스타일은 법률가를 넘어 비즈니스 파트너가 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그에게 법률가의 역할은 단순한 컨설턴트가 아니라 기업의 성장을 돕는 동반자인 셈이다.

◇트랙레코드 1: 글로벌 투자 유치 가능하게 한 ‘플립’ 사례

법은 기업이 성장하는 길목에서 장애물이 될 수도 도약대가 될 수도 있다. 한국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기술력만큼이나 법적 구조의 정비가 필수적이다. 해외 투자자들은 법적 안정성과 거버넌스 체계를 중시하며 특정 법적 요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투자 자체를 진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글로벌 벤처캐피탈이나 엑셀러레이터들은 한국에 소재한 법인보다는 싱가포르, 미국 등의 법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플립(Flip, 모회사를 해외 법인으로 이전하는 과정)은 단순한 법인 이전이 아니다. 이는 주주 구조의 재편과 법적 리스크 조율이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복잡한 과정이며 잘못 설계하면 기업의 지배구조가 흔들릴 위험도 크다. 안 변호사가 자문한 한 스타트업 역시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했다. 글로벌 엑셀러레이터로부터 투자를 받기 위해 플립을 해야 했지만 빠듯한 일정 속에서 이를 단기간에 완료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문제는 투자자가 플립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 집행을 망설이고 있었다는 점이다. 투자는 속도의 싸움이지만 법은 안정성을 요구한다. 이처럼 상충하는 법률적·사업적 요건이 맞물린 상황에서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정교한 전략이 필요했다. 이에 그는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도록 계약 구조를 설계했다. 플립이 최종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는 법률적 장치를 마련하고 단계별로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도록 절차를 구축하면서다.

그 결과 투자자는 일정 조정의 불확실성을 걱정하지 않고도 투자를 진행할 수 있었다. 스타트업 역시 성장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안 변호사의 접근 방식은 법이 성장의 제약이 아니라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도구임을 다시 한번 증명한 사례로 남았다.

◇트랙레코드 2: 투자 계약을 둘러싼 소송, 스타트업을 방어하다

법은 갑옷이 아니라 다리여야 한다.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법률적 장치는 보호막이 되어야 하지만 때로는 과도한 규제가 기업의 도약을 가로막기도 한다. 특히 투자 계약에서는 법적 조항 하나가 기업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후속 투자 시 기존 투자자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조항도 마찬가지다. 투자자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이지만 때로는 기업 성장의 발목을 잡는 족쇄로 작용할 수도 있다.

안 변호사가 맡은 한 기업 역시 이러한 현실과 맞닥뜨렸다. 후속 투자 과정에서 사전 동의 절차를 놓쳤고 기존 투자자는 이를 근거로 풋옵션을 행사하며 상당한 금액의 위약벌을 청구했다. 설상가상 대표이사 개인에게까지 책임을 물어 투자금의 몇배를 부담하라는 청구까지 제기했다. 단순한 행정 절차상의 실수가 기업의 존폐를 위협하는 중대한 위기로 변한 순간이었다.

소송은 논리의 싸움이지만 더 깊이 들어가 보면 결국 신뢰의 싸움이다. 안 변호사는 냉철한 법리 분석과 전략적 접근을 통해 투자자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점을 입증했다. 풋옵션 행사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음을 법적으로 반박하고 위약벌이 합리적인 수준을 넘어선다는 점을 강조하며 막대한 수준의 감액을 이끌어냈다. 특히 대표이사의 개인적 책임을 면제할 수 있는 법적 논리를 정교하게 구성해 불합리한 책임이 경영진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했다. 그 결과 위약벌은 10분의 1 수준으로 감액됐고 대표이사 개인에 대한 책임 역시 거의 면책됐다.

이 사례는 단순한 법적 분쟁 해결을 넘어 투자 계약의 공정성과 균형을 다시 한번 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안 변호사의 법률 전략은 기업이 불필요한 리스크로 인해 위축되지 않고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혁신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진정한 법률 서비스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남았다.

◇향후 계획: 디엘지 2.0, 글로벌 법률 시장을 향한 도전

법률 서비스는 더 이상 국경 안에 머무를 수 없다.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법률 자문 또한 국내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로 뻗어나가야 한다. 안 변호사는 디엘지를 단순한 국내 로펌이 아닌 글로벌 법률 서비스 플랫폼으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내부 조직 문화를 더욱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디엘지가 보다 확장된 법률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초석을 다지겠다는 각오다.

그는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법률 자문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기업이 해외에서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원활하게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디엘지는 실리콘밸리 오피스를 개소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나섰다. 앞으로 그는 디엘지의 국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더욱 안정적이고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펼칠 수 있도록 법률적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안 변호사는 단순히 해외 오피스를 늘리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디엘지 2.0 시대를 열기 위해 내부 시스템 혁신에도 집중하고 있다. 조직의 규모가 커질수록 법률 서비스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변호사 간의 협업 체계를 정교하게 다듬고 기업의 니즈를 보다 정확하게 반영하는 맞춤형 법률 서비스를 구축하고자 한다.

그의 비전은 명확하다. 디엘지가 국내 스타트업을 넘어 글로벌 기업과 투자자들에게도 신뢰받는 로펌으로 자리 잡는 것. 그리고 법률이 기업을 보호하는 방패를 넘어 더욱 멀리 도약할 수 있는 성장 엔진이 될 수 있음을 직접 증명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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