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인표 행동주의 임팩트]승리 이끈 SM 캠페인, 'K-행동주의' 기틀 닦았다①단타 아닌 장기 투자, 트랙레코드로 증명된 '진정성'
고은서 기자공개 2025-03-06 08:21:50
[편집자주]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의 행동주의는 시장에 새로운 파장을 일으켰다. SM엔터테인먼트의 지배구조 개선부터 JB금융지주의 주주환원 강화, 그리고 코웨이의 거버넌스 개편 도전까지. 얼라인의 투자 철학은 '정의 구현'이 아닌 '저밸류 포착'을 통한 냉철한 주주 가치 제고에 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얼라인표 행동주의의 진정한 목표와 그들이 던진 화두를 깊이 있게 조명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8일 16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2년 주총 시즌의 하이라이트는 SM엔터테인먼트(SM)의 주주 간 표대결이었다. 느닷없이 등장한 신생사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SM의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하는 저돌적 행보를 보였다. 투명한 이사회를 위해 경영진과 독립되고 주주를 대변할 감사후보를 추천하는 주주제안을 냈다.얼라인파트너스는 캠페인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과연 SM의 진짜 가치는 얼마인가'라는 의문을 품게 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결국 국내 자본시장에서 보기 힘든 소액주주의 승리를 이끌었다. 국내 금융그룹 계열인 종합자산운용사도 번번이 실패했던 행동주의 액션이 액티비즘 물결로 변모한 순간이다.
◇SM 주총장에 울려퍼진 '투명 경영'의 메시지
얼라인파트너스는 SM 지분 약 1%를 확보했다. 단순히 투자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가 아니라, '행동주의 펀드'로서의 역할을 자처했다. 투명한 경영이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던지며 독립적인 감사 선임을 제안했다. 기존 경영진의 반발을 샀지만 얼라인측의 의도는 주주들에게 분명하게 전달됐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는 "얼라인파트너스는 기존 주주들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표심을 공략했다"며 "특히 주요 기관투자자들에게 SM의 진정한 가치는 투명한 경영에서 나온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2022년 9월 얼라인파트너스는 끝내 SM 주주총회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사회에 독립적인 감사가 선임됐고 문제시됐던 라이크기획과의 계약도 종료됐다. 얼라인파트너스의 전략이 거둔 첫 번째 성과이자, 국내 자본시장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가능성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으로 남았다.

◇공매도 오해 풀다…대차거래의 진실은
얼라인파트너스의 SM 캠페인이 순탄하게 흘러가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독립 감사 선임과 라이크기획 계약 종료라는 성과 뒤에는 예상치 못한 논란이 숨어 있었다.
논란의 시작은 얼라인파트너스가 보유한 SM 주식 전량(26만8500주)을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등에 주식대차 풀로서 대여해준 것이었다. 이 주식대여를 통해 얻은 수익은 약 9억6000만원.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에서는 '얼라인이 공매도를 통해 수익을 얻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행동주의 펀드가 단기 차익을 노렸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달랐다. 해당 주식대여의 경우 증권사가 공매도 대차거래에 나서고자 마련하는 대여 풀에 주식을 빌려주는 일반적 운용 행위였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만 취득할 뿐 증권사에 빌려준 주식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 수 없는 구조였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 역시 "주식대여는 단순히 펀드의 고객 이익을 위해 수수료를 확보한 것일 뿐, 공매도를 통한 단기 수익을 노린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얼라인측이 주식대여를 선택한 건 통상적 수순이었다는 진단이 나온다. 롱온리 내지 롱바이어스 펀드는 장기 보유 예정인 주식을 일시 대여해 수익률을 제고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공매도 세력을 염두에 둔 카드라고 여긴다면 앞뒤가 맞지 않기도 하다. 얼라인파트너스는 26만여 주를 보유한 SM 주주이기에 오히려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여건이었다. 결국 단기 차익이 아니라 실제 기업 가치를 개선한다는 중장기 성과를 추구해야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얼라인파트너스의 진정성은 결국 시장에서도 인정받았다. 약 3년 반 동안(2021년 9월~2025년 2월 현재까지) SM에 대한 장기 투자를 이어오며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동시에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했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단타'라는 고정관념을 깨며 국내 행동주의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의 행동주의 임팩트는 SM 이후 JB금융지주를 거쳐 이제 코웨이로 이어지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를 투자 기회로 삼는다는 하우스의 철학을 고수하면서 각양각색 전략으로 타깃 기업에 접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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