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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EX 톺아보기]LG엔솔, 작년 CAPEX 12.5조…엄습하는 '고정비' 압박유·무형자산 40조까지 성장했지만, 작년 감가상각비 3Q 만에 2조 돌파

박기수 기자공개 2025-03-05 08:31:53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7일 15시35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작년 연결 기준 자본적지출(CAPEX)로 12조원이 넘는 금액을 썼다. 지난해 말 기준 유·무형자산의 순장부가액이 40조원을 육박했다. 시장 위축 상황에서도 배터리 시장 지배력 확보를 위한 예정된 투자를 집행한 결과다.

매출 창출을 위한 '심장'은 커졌지만 반대급부로 다가올 고정비 문제는 LG엔솔로서는 고민거리다. 일시적 수요 감소 현상을 뜻하는 '캐즘'을 극복하고 가동률과 매출을 끌어올리는 것이 회사의 우선순위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CAPEX 12.5조, 유·무형자산 40조 육박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작년 연결 기준 CAPEX는 12조520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의 연간 기준 CAPEX 중 최대 규모다. 2022년(6조2982억원)보다 약 2배 많고 2023년 CAPEX(10조253억원) 대비 24.9% 늘었다.


엄청난 규모의 CAPEX 덕에 LG엔솔의 유·무형자산은 연간 기준 폭발적으로 증가 중이다. 작년 말 연결 기준 유·무형자산의 장부가액은 39조6341억원이다. 2023년 말 24조5307억원 대비 61.6% 증가한 규모다.

연간 지출하는 CAPEX가 늘어남에 따라 유·무형자산의 증가 속도 역시 빨라지고 있다. LG엔솔의 유·무형자산은 설립 초기인 2020년 말에는 9조94억원에 불과했다. 1년 뒤에는 11조5061억원, 그 이듬해 말에는 15조9731억원을 기록했다.

유·무형자산은 늘어나고 있지만 캐즘으로 인한 가동률 저하는 LG엔솔로서 고민거리였다.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LG엔솔의 평균 가동률은 59.8%로 2022년(73.6%), 2023년(69.3%)보다 하락 중이었다. 가동률이 떨어지는 과정 속에서 투자는 늘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던 셈이다.


◇작년 3분기만에 감가상각비 2조 돌파

유·무형자산의 증가는 기업이 그만큼 성장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매년 감내해야 하는 비용의 압박이 더 커지고 있다는 뜻도 된다.

가장 대표적인 비용은 고정비 중 감가상각비다. LG엔솔 같은 배터리 기업은 산업의 특성 상 양극재 등 원재료 수급이 회사의 손익을 결정하는 성격을 띤다. 다만 현재처럼 CAPEX를 '쏟아 붓는' 시점에서는 고정비도 간과할 수 없다.

LG엔솔 같은 제조 기업이 취득하는 유·무형자산은 감가상각 대상이 되는 건물이나 기계 장치 등이 대부분이다. 회계처리상 공장이 완공돼 건설 중인 자산이 유형자산 혹은 무형자산이 되면 그때부터 상각비가 내용 연수에 따라 발생한다.

실제 LG엔솔의 연결 기준 감가상각비는 매년 증가해 왔다. CAPEX가 늘어나고 유형자산이 증가함에 따라 나타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2023년 LG엔솔의 연결 감가상각비는 2조2869억원으로 2022년 1조8427억원 대비 24.1% 증가했다.

작년의 경우 3분기 누적 감가상각비로 2조1868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기록한 연간 상각비를 작년에는 9개월 만에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작년 연간 감가상각비는 2023년 대비 훨씬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간 감가상각비는 다음 달 5일 감사보고서가 공시되면 정확히 알 수 있다.


올해부터 LG엔솔은 투자 속도를 조절하며 CAPEX를 작년 대비 덜 지출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앞으로 발생할 감가상각비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LG엔솔이 현재 보유한 유형자산 중 약 절반 가량이 감가상각 대상이 아닌 건설중인 자산이기 때문이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유형자산 장부가액인 32조6580억원 중 48.2%인 15조7452억원이 건설중인 자산이었다. 향후 감가상각 대상이 될 유형자산이 15조원 이상 남아있다는 뜻이다. 작년 말에는 새로운 유형자산이 더 추가된 만큼 이 비율이 더 커졌을 것으로 분석된다.


◇감가상각 부담 커지면 손익 창출에 불리

감가상각비는 현금 유출이 없는 비용이다. 이 비용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나 현금흐름은 오히려 개선되는 효과도 있다. 다만 고정비 부담으로 우려되는 재무적인 리스크도 있다.

우선 손익 자체가 나빠진다. 손익계산서상 영업손익과 순손익의 하방 압력이 커진다. 특히 현재처럼 전기차 시장 자체가 위축돼 매출이 나오지 않을 때 부정적 효과는 극대화한다.

실제 작년의 경우 3분기 누적 영업이익(8009억원)보다 감가상각비(2조1868억원)가 2.73배 많았다. 매출과 수익성 저하로 영업이익이 줄어든다면 '숨만 쉬어도' 나가는 고정비 성격의 감가상각비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손익이 나빠지면 재무상태에도 영향을 준다. 고정비 부담이 커져 순손익이 조금밖에 발생하지 않으면 자본 확충이 어려워진다. 순손실이 발생하면 자본이 줄어들고 부채비율과 순차입금비율 등 부채 관련 레버리지 지표가 악화한다.

신용등급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NICE신용평가의 경우 등급 하향 조정 검토 요인으로 설비투자 확대로 인한 차입금 증가 및 수익성 하락 등의 영향으로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이 4% 미만을 지속하거나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120%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될 경우를 들고 있다.

LG엔솔의 작년 영업이익률은 미국 인플레이션법(IRA) 세액 공제 효과를 포함해 2.2%를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2023년 말 86.4%에서 작년 말 94.7%로 소폭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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