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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PF 포트폴리오 점검]대우건설, 브릿지론 우발부채 감축…유동성은 늘렸다현금성자산 6120억→7118억…노들역·자양5-1구역 개발 장기전 '조짐'

이재빈 기자공개 2025-03-21 07:37:28

[편집자주]

건설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부채 관리가 건설사들의 공통된 관심사로 떠올랐다. 다만 대응전략에 있어서는 차이가 엿보인다. 본PF 전환을 활발하게 하는 곳부터 만기를 길게 설정하고 경기 반등을 기다리는 곳까지 각자 처한 상황에 맞춰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더벨은 주요 시공사들의 PF 우발부채 현황과 위험수준, 대응여력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9일 15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은 PF 우발부채 규모를 꾸준히 줄여나가고 있다. 특히 브릿지론 우발부채 규모를 전년 대비 54.3% 수준으로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덕분에 2024년 말 기준 현금성자산 규모가 브릿지론 우발부채를 훌쩍 웃돈다.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대우건설의 경영방침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2025년에도 브릿지론 우발부채 규모의 감소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2007년부터 20년 가까이 신용보강을 제공하고 있는 노들역 개발사업의 착공이 여전히 가시화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호반건설과 사업시행자 자격을 두고 갈등을 겪었던 자양5구역은 사업지를 분할해 각자 개발하기로 결정됐다. 인허가 초기단계인 만큼 연내 착공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PF 신용보강 2년 연속 감소, 고위험 브릿지론 우발부채 45.7% 줄어

2024년 말 기준 대우건설이 PF대출과 관련해 신용을 보강하고 있는 우발부채 규모는 1조6850억원으로 집계됐다. 우발부채 규모는 2022년 말 2조19억원, 2023년 말 1조7305억원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상대적으로 우발부채 현실화 리스크가 높은 브릿지론 신용보강 규모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브릿지론 우발부채 규모는 2023년 말 8474억원에서 4601억원으로 45.7% 감소했다.

대우건설의 브릿지론 우발부채 감축에 가장 크게 기여한 사업장은 부산 남천동 공동주택 개발사업이다. 2023년 말 기준 브릿지론 신용보강 규모는 2494억원에 달했다. 메가마트가 자리했던 부산광역시 수영구 남천동 545번지 일원에 지하 4층~지상 39층, 5개동, 845가구 규모로 공동주택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지난해 8월 9000억원 규모 본PF 대출약정을 체결하면서 대우건설의 브릿지론 우발부채가 해소됐다.

대우건설이 지분을 투자한 사업이기도 하다. 시행을 맡은 큐브광안피에프브이의 2023년 말 기준 주주구성은 △큐브리얼티인베스트 40% △대우건설 30% △NH투자증권 10% △삼성증권 10% △SK증권 10% 등이다. 분양성과에 따라 대우건설이 적잖은 시행이익을 거둘 수 있는 구조다.

2023년 말 기준 신용보강 규모가 264억원이었던 군포 공동주택 개발사업도 지난해 본PF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순위 72위를 기록한 서해종합건설이 시행을 맡은 사업이다. 경기도 군포시 금정동 146-3번지 일원에 지하 2층~지상 최고 45층, 8개동 규모로 공동주택 1072가구 등을 조성한다.

지난해 다수의 사업장이 본PF로 전환됨에 따라 대우건설의 현금성자산 규모가 브릿지론 우발부채 총액을 웃돌게 됐다. 2024년 말 기준 대우건설은 현금 및 현금성자산으로 6435억원, 단기금융상품으로 683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 현금성자산은 7118억원으로 브릿지론 우발부채를 54.7% 웃돌고 있다. 모든 브릿지론 사업장의 우발부채가 현실화된다고 해도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으로 대응 가능하다는 의미다.

◇3200억 노들역 채무인수약정 여전히 안갯속…자양5-1구역 인허가 절차 '착수'

다만 브릿지론 우발부채 감소세가 2025년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남은 사업장들이 아직 사업 초기단계에 있거나 소송 등으로 인해 본PF 전환일정이 안갯속에 있기 때문이다.

브릿지론 신용보강 규모가 가장 큰 사업장은 서울특별시 동작구 노들역 개발사업이다. 지역주택조합 체제로 사업이 진행됐던 2007년부터 대우건설이 신용을 보강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로 인해 조합이 PF대출 상환에 실패하면서 대우건설이 2700억원을 대위변제했던 곳이다.

대우건설은 2012년 현재 시행을 맡고 있는 로쿠스에 토지를 매각해 2100억원을 회수했다. 다만 로쿠스의 브릿지론 조달에 채무인수 약정을 통해 신용을 보강하면서 다시 사업에 발을 담궜다. 기존 조합과 토지주들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사업구조 개편 이후 10년 이상 지난 현재까지도 착공 및 본PF 전환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대우건설이 로쿠스에 제공하고 있는 채무인수 약정 금액은 토지 매입시점 대비 1000억원 이상 늘어난 3200억원이다. 전체 브릿지론 우발부채의 70%에 달한다. 3200억원의 만기는 오는 6월 도래할 예정이다. 소송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만기 도래 시점에 추가적인 브릿지론 리파이낸싱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양5-1구역 개발사업에도 1055억원의 신용보강이 제공돼 있다. 서울 광진구에서 추진되고 있는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시행을 맡은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의 지분 35%를 대우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하나의 사업장을 두고 대우건설과 호반건설이 동시에 관심을 보이면서 갈등을 빚었던 사업이다. 양측은 PFV 합병을 통한 공동시행도 논의했으나 최종적으로는 무산되면서 현재는 사업지가 쪼개진 상태다. 이로 인해 5만5151㎡였던 부지 규모는 2만7950㎡로 축소됐고 사업지 명칭도 자양5구역에서 자양5-1구역으로 변경됐다.

자양5-1구역도 연내 본PF 전환이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사업구도가 지난해 말 확정되면서 이제 막 인허가 절차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상반기 서울시 도시재정비위원회 심의를 거쳐 건축심의와 환경·교통영향평가, 사업시행계획·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아야 한다. 통상적인 개발사업의 경우 건축심의와 영향평가에만 1년 가량이 소요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노들역 개발사업의 경우 연내 법률적 문제를 모두 해결할 예정"이라며 "2026년 사업시행인가를 거쳐 같은해 하반기 본PF 전환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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