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ERP 생태계 점검]DSC인베 '똑똑' 출항…시장 안착 가능성은③기능 합격점 평가…풀어야할 급선무 과제는 'LP 연동'
이기정 기자공개 2025-04-18 08:22:39
[편집자주]
벤처캐피탈(VC)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 생태계에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그동안 로고스시스템이 사실상 독점적인 위치에 있었지만 DSC인베스트먼트의 자회사 '똑똑'이 신규 플레이어로 등장했다. VC업계에서는 똑똑의 획기적인 기능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다만 출자자(LP) 연동이 이뤄지지 않는 한 로고스시스템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벨이 현 국내 VC ERP 시스템 생태계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6일 15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SC인베스트먼트의 자회사 '똑똑'이 벤처캐피탈(VC)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로고스시스템이 독점하고 있는 생태계를 무너뜨리겠다는 각오다. 최근 진행한 자체 쇼케이스에서 참석자들로부터 호평을 받는 등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극복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핵심 기능인 출자자(LP) 보고 기능을 탑재하는게 급선무다. 추가적으로 시스템 안정성을 입증하고 보안 우려도 불식시켜야 한다.
똑똑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다면 DSC인베스트먼트는 다시 한번 빅 점프를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그간 똑똑 시스템 개발을 위해 투입한 자금과 노력이 적지 않았다. 최근 퓨리오사AI 투자 등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첫 시연 성공적으로 마무리…"유용한 기능 다수" 호평
똑똑은 2022년 5월 설립됐다. DSC인베스트먼트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락'이 ERP 솔루션 개발사 '이프론트'를 설립한 것에 영감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이같은 서비스가 생긴다면 VC 업무 효율성과 정확성을 끌어올리 수 있다는 판단에 직접 개발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DSC인베스트먼트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가 보유한 똑똑의 지분은 73.88%다. 회사는 이성만 대표가 이끌고 있다. 이 대표는 연세대 산업시스템공학과를 졸업하고 코인텍, 티맥스소프트, 써머스플랫폼, 하나금융융합기술원 등에 몸 담았다. ERP부터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에 전문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까지 개발에 총력하다가 지난 2일 쇼케이스를 통해 공식적으로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번 행사는 3일에 걸쳐 진행됐는데 VC, LP, 벤처투자 유관기관 등 100곳 이상이 참여했다. 특히 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임원부터 실무자까지 다수 참여해 똑똑 서비스에 관심을 보였다.
쇼케이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참여자 대부분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무엇보다 기존 로고스시스템에 없는 기능들이 다수 탑재됐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똑똑은 VC와 LP 스타트업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각각 선보였다. 먼저 VC를 대상으로 만든 'VCworks'는 △조합정보관리 △영업보고 △전자결제 △가치평가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이중 세부 기능으로 △데이터 통계 △내부수익률(IRR) 계산 등이 호평을 받았다. LP와 스타트업이 사용하는 서비스는 아직 개발이 마무리되지 않았다.
쇼케이스에 참여한 한 VC 관리역은 "똑똑이 직관적인 시스템을 만드는데 성공해 사용한다면 매우 편리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개발 과정에서 현업에 있는 관리역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 필요한 기능들이 포함돼 있었다"고 평가했다.
◇보안 우려, 로고스도 크게 다르지 않아…안정성 입증도 숙제
기능은 합격적을 받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대표적인게 LP 보고다. LP는 펀드 운용 과정에서 각종 내용을 온라인으로 보고 받는데 아직 똑똑과는 연동이 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현 시점에서 VC들이 똑똑을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크게 두가지다. 먼저 이미 LP와 연동이 돼 있는 로고스시스템을 거쳐 보고하는 방식이다. 또 LP가 똑똑을 직접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자연스럽게 보고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DSC인베스트먼트는 현재 두가지 방법에 모두 도전하고 있다.
또 다른 우려는 '정보 노출'이다. 경쟁사 자회사에게 내부 정보를 모두 오픈할 수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 이에 똑똑은 고객사별 데이터를 완전 분리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만들어 보안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타 VC들은 여전히 찝찝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한 중소형 VC 대표는 "윤건수 DSC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자회사로 직접 가서 특정 하우스 정보 열람을 요구하면 자회사에서 거절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사실 ERP에 들어가는 정보들은 오픈돼도 큰 문제는 없지만 불편함을 주는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로고스시스템과 똑똑이 큰 차이가 없다는 반응도 다수다. 로고스시스템은 2023년 스타트업 증권관리 플랫폼 기업 쿼타랩에 인수됐는데 TS인베스트먼트가 이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로고스시스템 역시 주요 투자사인 TS인베스트먼트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건 매한가지라는 것이다.
이외에 아직 서비스 완성도를 믿을 수 없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또 다른 하우스의 한 관리본부 실무자는 "로고스시스템에서 오류가 자주 발생하는 원인이 시스템을 자주 업데이트하기 때문으로 알고 있다"며 "똑똑도 처음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나중에는 같은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성장 먹거리 발견…내년부터 실적 기여 예상
똑똑이 DSC인베스트먼트의 차기 먹거리가 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지난 3년 동안 똑똑은 DSC인베스트먼트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실제 2022년 4억원을 시작으로 2023년과 2024년 각각 11억원, 19억원의 당시순손실을 기록했다.
VC업계에서 추정하는 ERP 시장의 규모는 연간 100억원 규모다. 현재 DSC인베스트먼트의 연간 영업수익 규모가 300억원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회사 성장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DSC인베스트먼트는 내년부터 똑똑이 본격적인 수익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SC인베스트먼트는 최근 시장에서 남 다른 투자 안목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포트폴리오가 퓨리오사AI다. 하우스는 이같은 투자 소식이 부각되면서 연초 대비 주가가 3배가량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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