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전국에 깔린 미분양‥머쓱한 '시공능력 1위' 주택 수주잔고 13.1조, 소화 불능 상태
이 기사는 2008년 08월 01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은 주택 사업부문에서 2007년 한해동안 17.8%의 영업손익율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토목(9.4%), 건축(10.2%), 플랜트(5.4%), 해외사업(0.9%)에서 일어난 영업손익율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주택사업 수주잔고도 넉넉해 대구 월드마크웨스트앤드, 김포 풍무도시개발사업, 수원 천천주공아파트 등 굵직굵직한 사업장을 따내면서 2008년 3월말 현재 13조1548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대우건설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주택부문에 서서히 금이 가고 있다. 창고에 쌓아둔 수주잔고가 넉넉해 당분간 주택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내놔도 팔리지 않는 지방 아파트가 발목을 잡고 있다.
◇시공능력 1위 대우건설, 아파트 공급도 1위
대우건설은 시공능력 1위에 걸맞게 매년 1만여 가구가 넘는 아파트를 공급해오고 있다. 지난 2006년 16곳 1만1112가구, 지난해에는 1만5941가구, 올들어서는 6월까지 8052가구의 아파트를 선보였다.
주택공급은 다른 건설사들이 주로 지방에 치중한 것과 달리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에 고루 분포된게 특징이다.
서울에서는 주로 강북권 재개발 구역에 일반분양을 내놨다. 시공능력 1위라는 화려한 수식어에도 불구하고 대우의 유동성 악화로 따라붙은 ‘법정관리’라는 낙인이 강남권 주택시장 진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수도권에서는 신도시 등 대형 택지지구에 물량을 쏟아 부었다. 지방에서는 울산, 대구, 부산 등의 광역시를 비롯한 구미, 천안 등 중소도시에 공급이 집중됐다.
◇쌓이는 미분양..올해 신규분양 합하면 5550여 가구
문제는 지방에서 터져 나왔다. 대우건설은 이미 공급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방 주택시장에 매년 1만가구 이상의 아파트를 퍼부으면서 대량 미분양을 떠안았다.
대우건설이 지난해까지 공급한 물량중 23개 사업장에서 모두 3720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충남이 706가구로 가장많고, 경북 599가구, 대구 595가구, 부산 536가구, 경남 479가구, 울산 455가구, 대전 151가구, 인천 105가구로 분포돼 있다. 2008년 신규 분양까지 더하면 전체 미분양은 5550여가구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최근 3년간 공급물량이 가장 많았던 지난해 사업장에서 미분양이 두드러진다. 공급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충남 천안에서는 2007년 12월 백석동에 분양한 천안백석푸르지오 223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인근 두정동에서도 235가구 규모의 미분양을 안고 있다.
지난해 11월 부산 연제구에 478가구를 선보였던 거제동 푸르지오는 청약자가 나오지 않아 분양사업을 미뤘다. 또 경북 구미에서는 고아읍 원호푸르지오 818가구중 327가구가 미분양이다.
대구에서는 지난해 5월 고급주상복합 아파트 월드마크웨스트엔드를 내놨다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이 아파트는 분양율이 60%에 못 미치고 있다. 이밖에 중견건설사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울산에서도 유곡푸르지오 455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공사미수금 증가, 현금흐름 부담
건축/주택부문은 올해도 큰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공사잔량은 많지만 분양경기 부진으로 사업개시가 지연되면서 미착공 현장이 급증했다. 이 부문을 통한 매출 신장 가능성이 낮아졌음을 시사한다.
해외 부문도 실적이 둔화됐다. 지난해 신규 수주 물량이 6356억원에 불과하고 2000억원대 미만이던 공사미수금은 지난해말 3300억원으로 늘었다. 영업이익은 88억원에 불과했다. 최근 '잘 나가는' 플랜트 부문의 비중은 낮고 개발 사업 위주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어 해외부문이 국내 건축/주택 부문의 구멍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토목 부문의 영업기반은 여전히 확고하다. 최저가낙찰제 확대로 공공 토목 부문 원가율이 90%를 넘어 수익성이 낮지만 매출채권 부담이 적어 자금흐름에는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 또 GK해상고속도로, 경수고속도로 등 민자사업의 원가율은 80% 내외로 수익성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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