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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A 함정' 빠진 증권사, 유동성부족 가능성 "즉각적인 자금 조달 곤란할 수도"...단기자금조달 집중 원인

김동희 기자공개 2008-10-06 17:33:23

이 기사는 2008년 10월 06일 1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판매가 급격히 늘어난 CMA(종합자산관리계좌)가 국내 증권사를 유동성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신정평가는 6일 ‘최근 미국 금융위기가 국내 증권사에 미치는 영향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CMA 인출이 급증할 경우, 증권사는 즉각적인 자금조달이 곤란해 질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CMA 인출이 발생하면 증권사는 자체자금으로 예치금을 지급한 후 MMF 환매나 RP 매도 등을 통해 자금을 회수해야하는데 이 과정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돈줄이 마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9월 말 현재 국내 증권사의 CMA 계좌잔액은 32조 8974억 원으로 전체 증권사 자기자본인 29조7604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 개인이 30조3866억 원을 가입해 금리변동과 금융시장 변화에 둔감한 편이지만 자금 인출이 일시에 몰릴 수 있다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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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정평가는 국내 증권사의 단기자금조달 비중이 높다는 점을 유동성 위험의 주범으로 지목했다. 실제로 국내 증권사의 자금조달 가운데 회사채 등의 장기조달 비중은 25% 수준에 그치고 있다. 나머지 75%가량은 단기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이미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보호 신청 소식은 단기조달 비중이 높은 국내 증권사의 유동성 관리를 어렵게 만든 바 있다.

리먼 사태로 신용경색이 심해지자 신용도가 추락한 증권사의 단기 자금 조달이 막혔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과 굿모닝신한증권 등이 리먼 보증 신용연계채권을 유동화한 자산에 투자했다가 대규모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증권사는 하루짜리 콜머니를 아예 빌려 쓰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증권사는 보유하고 있는 국고채 등 유가증권을 팔아 급한 불은 껐지만 유동성 위기의 불씨가 사라지지 않은 상태. 보유 자산 매각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신정평가는 "현재와 같은 전반적인 신용경색 상황에서 전 금융권의 현금 수요가 매우 크고, 단기에 집중될 경우 시장의 수용능력을 초과할 수 있다"며 "보유자산의 매각을 기대했던 증권사는 예측하지 못한 유동성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유하고 있는 유가증권을 매각하는 방법은 시장의 위기상황이 아닌 개별회사의 위기상황에서만 활용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매각 시 자산가격의 하락을 감수해야해 매각손실이 늘어날 수 있다는 위험이 높다는 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한신정평가는 "국내 증권사간 수익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특정 증권사의유동성 위험이 쉽게 산업위험으로 전염(contagion)될 가능성도 있다"며 "유동성 자산의 매각이 동시에 대규모로 이뤄진다면 자산의 저가매각에 따른 손실 부담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한신정평가는 유상증자를 통한 증권사의 자금조달도 어려워 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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