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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탈·채권 손실‥증권사 유동성 '빨간불' 한신정평가 "외국인, 기관, 개인 이탈 가속" 경고

황철 기자공개 2008-10-06 17:27:43

이 기사는 2008년 10월 06일 1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미국발(發) 금융위기의 국내 최대 피해자를 꼽으라면, 단연 증권업계가 지목될 것이다. 그만큼 국내 증시는 리먼 쇼크 등 잇따른 글로벌 악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각종 신용이슈가 터질 때마다 폭락장과 약세장을 반복했고, 급기야 국내 증권업의 근간인 위탁매매 부문의 위축으로 이어졌다. 주식, 펀드시장에서는 자금의 순유출이 가속화됐고, 단기자금시장마저 혼란에 휩싸였다. 최근 유동성난을 호소하는 증권사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글로벌 투자은행의 잇따른 붕괴는 증권업계가 미래성장 사업으로 지목했던 IB업무에 대한 회의감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위탁매매 위축 장기화되나

6일 한신정평가는 ‘최근의 미국 금융위기가 국내 증권사에 미치는 영향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현 증권업계의 영업 및 재무<관련기사 참조> 상황을 면밀 진단했다.

보고서는 우선 미국발 신용위기가 국내 증권사의 영업력 축소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우려의 시각을 드러냈다. 위탁매매, 자기매매, 자산관리, IB 등 핵심 영업 부문 모두에서 총체적 위기에 봉착했다는 것.

금융기관의 영업력 저하는 자금의 순유출로 이어져, 단기 유동성 난으로 빠르게 전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보고서는 국내 증권업의 절반 가량 비중을 차지하는 위탁매매의 위축을 가장 큰 걱정거리로 지목했다. 미국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이후 외국인은 물론 개인 투자자까지도 순매도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드러낸 것. 펀드시장에서도 그동안 순매수 추세를 유지했던 기관들이 자금을 빼면서, 순유출액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김영섭 금융산업평가실 책임연구원은 “향후 국내 주식시장은 수급 불안 요인으로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약세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개인 고객에 대한 수탁수수료를 기반으로 하는 증권사의 위탁매매 부문은 당분간 위축될 전망이며, 최근 증권사의 수익성 향상에 기여했던 신용거래융자를 통한 이자수익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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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해 말부터 글로벌 신용경색이 심화된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거래가 현격히 둔화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점점 커질 경우, 개인 자금의 대규모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

실제로 올해 8월부터 최근까지 주식시장에서 개인 투자자의 거래대금 비중은 40% 내외로 낮아졌다. 전년 동기 대비 약 10%포인트 이상 하락한 수치다.

김 연구원은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500포인트 가량 폭락한 점을 감안하면, 투자손실을 입은 개인투자자가 CMA와 같은 증시 주면자금이나 저축성 상품으로 자산을 이전한 것으로 보인다”며 “ (개인들이) 시장 움직임에 적극적인 대응을 자제한 채 장기투자에 들어간 사례가 늘어난 데 따른 현상”으로 판단했다. 또 “최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증가하고 있어 개인투자자의 자산재분배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단기매매증권 평가손 현실화되나

최근 대규모 평가손실을 입고 있는 자기매매 부문에 대해서도 경고음을 보냈다. 그러나 증권사 자체적으로 투자상품처분 시기를 조율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실제 손실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적다"며 낙관적 시각을 견지했다. 현재 자기매매를 통한 유가증권 평가손실을 증권사 유동성 위기론의 한축으로 지목하고 있는 시장과 인식차를 드러낸 것.

일단 보고서는 "최근 국제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이후 시장금리의 상승으로 국내 증권사의 조달 비용이 오르고 대규모 채권평가손실을 야기했다"는 데 시장과 의견을 함께 했다. 또 증권사의 CMA 판매가 증가하면서 상품운용 목적의 국공채 투자가 급격히 증가해 평가손실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데도 우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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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CMA의 대부분이 실적 연동상품으로 일정 수준의 잔고가 유지되는 수신성 상품인 점을 들며, 대규모 손실이 단기간 현실화될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했다. 반면 시장에서는 증권사들이 단기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매증권을 대규모 환매할 경우, 언제든 평가손실이 실현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편 미래성장 산업으로 지목받고 있는 투자은행(IB) 업무에 대해서는 ‘위기론’과 ‘기회론’을 동시에 제시했다. 세계적 투자은행의 몰락으로 초기단계에 머문 국내 증권사의 IB부문 성장세는 당분간 둔화될 것이라게 단기적 전망.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시장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국내 증권사의 IB 역량 확충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IB를 중심으로 한 과점적 형태가 무너지면서 딜 참여에 있어서 진입장벽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자기자본역량이 부족한 국내 증권사에게 IB부문 강화를 위한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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