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외 달러 공급원 확보 가능할까 G7 스왑라인 확대 요구..BOJ와 우회적 스왑 가능성
이 기사는 2008년 10월 20일 13: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1000억달러에 달하는 은행의 대외채무에 대해 지급 보증에 나서는 등 고강도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외화 유동성 문제로 불거진 금융시장 불안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외 달러 공급원을 찾는 게 급선무라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미 사용하고 있고 또 최악의 상황에서 추가로 사용해야 할 외환보유고와 별개로 해외로부터 직접 달러 공급 라인을 확보하는 방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도 이를 인식,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과 달러 공급 라인 확보를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구체적이고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 G7에 "금융 공조, 우리도 포함시켜 달라"
정부는 글로벌 유동성 공조체제에 한국을 비롯한 신흥개도국도 포함시켜 달라고 주요선진국에 요구하고 있다. G7 국가들끼리 무제한 달러 스왑 계약을 체결한 것과 같이 우리 역시도 그에 상응하는 공조를 해달라는 이야기로 풀이된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제63차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기조연설에서 "선진국에 의해 촉발된 국제금융시장 불안으로 신흥개도국들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유동성 공급 등 국제적인 시장안정화 조치에 신흥개도국들도 참여시킴으로써 이들 국가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귀국 후 17일 기획재정부 기자실 브리핑에서도 "국제 공조와 관련해서 G7만의 노력으로만 문제 해결이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불안으로 우리나라 포함, 이머징 국가들이 불안해지면 이는 다시 전체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우리 보유고중 미국 국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 위기시에는 이를 팔 수밖에 없다"며 "이로 인해 미국의 (금융위기 해소)노력이 감소된다"고 강조했다.
결국엔 미국을 포함한 G7 국가와의 달러-원 스왑 계약 체결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성과 가시화 힘들어
하지만 이런 요구가 쉽사리 받아들지기는 힘들다. G7 국가끼리 공조가 강화된 상황에서 신용등급이 이에 못 미치는 우리나라가 이와 동등한 대우를 받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원화에 대한 국제화가 안 된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우리의 신용등급도 문제지만 G7에 끼지도 않은 개도국에 스왑을 통해 달러를 줄 나라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그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이를 감안, 재정부도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무작정 떼를 쓴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기 때문.
강 장관은 달러 스왑을 해달라는 요구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반응이 나왔냐는 질문에 "미국도 불을 끄고 있는데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단 "문제가 G7으로만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를 같이 했다"고 말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지난 13일 해명자료를 내고 "기획재정부는 미국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 통화스왑을 요청한 사실이 없다"면서도 "한-미 재무당국간 핫라인(Hot-line)을 통해 정책공조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현재 선진국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는 통화스왑이 신흥경제국으로 확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차선책을 찾아라
G7과 같은 무제한적인 스왑라인 구축이 힘들 경우 차선책을 찾을 필요가 있다. 일정 금액을 정해놓는 제한적인 라인을 확보하든지 혹은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를 담보로 외화 지원을 받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미국 국채를 담보로 한 방식은 담보 채권을 두고 일정 기간 돈을 빌리는 RP(환매조건부채권) 제도와 유사하다. 우리로서는 국내 보유 외화 자산중 미국 국채를 팔지 않고 추가 외화를 확보할 수 있고 미국으로서는 미국 국채 가격 하락으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을 막을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일본을 통해 우회적인 지원을 받는 방법이다. FRB와 무제한 스왑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BOJ(일본은행)가 BOK(한국은행)와 스왑으로 달러를 공급해주는 것. 이는 미국과 일본, 한국 3자간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BOJ와 BOK간 기존 스왑라인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도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미국이 우리나라에 스왑라인을 깔아주면 개도국에 대한 지원을 하게 되는 선례를 남기는 것이어서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일본을 통한 우회적인 지원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2조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외환보유고를 자랑하는 중국에 달러 지원을 요청하는 방법도 있다.
이같은 생각에 정부는 이미 한.중.일간 금융 공조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다음 주 열리는 한.중 재무 장관 회담에서도 '금융공조'가 주요 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음달 초 APEC 회담 등에서도 이같은 논의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강 장관은 "다음 주 24일 중국 재무 장관과 중국과의 공조와 협력 관계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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