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전방위 크로스보더 M&A 시동 대우조선 인수 탈락 딛고 제철 본업 확장 주력
이 기사는 2008년 10월 23일 13: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가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의 실패를 교훈삼아 전방위적인 크로스보더(Cross border, 국경 간) 인수합병(M&A)에 나섰다.
포스코는 지난 21일 일본 철강사 및 상사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 브라질 철광석 광산회사인 나미사(Namisa) 지분 40%를 취득했다. 포스코가 소유하는 지분은 6.48%로 크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고로에 투입되는 철광석을 안정적으로 조달받을 수 있다는 점이 인수 시너지라고 분석했다.
신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추진했던 대우조선 인수는 산업은행의 입찰불허 방침으로 사실상 물거품이 됐지만 이와 별개로 핵심사업(Core business)인 철강 제조업 확장을 위해 해외 인수합병 대상을 적극적으로 물색하고 있는 것이다.
나미사 광산은 그동안 채산성이 불확실해 브라질에서도 광구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면서 광산의 원 소유주인 유태계 미국인이 40%의 소수 지분을 내놓고 채굴을 위한 전략적 투자자를 모집하자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는 후문이다.
나미사는 실제 브라질 최대 철광석 회사인 발레의 견제를 받고 있지만 포스코 입장에서는 원료 조달처를 다변화하는 안전판을 마련한 셈이다. 철광석 시장은 최근 발레와 리오틴토(이하 호주), BHP빌리튼 등 빅3가 시장을 과점(70%)하면서 가격이 공급자 위주(Seller's market)로 결정되고 있다.
포스코가 연산 5000만 톤(현 3300만 톤)의 철강재를 생산하는 글로벌 철강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고로에서 수준이 높은 철강재를 뽑아내는 기술은 물론 품질이 높은 원료를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게 필수인 것이다.
포스코는 나미사 이외에도 호주와 인도네시아 등 자원생산국의 철광석 및 석탄 광산 확보에 추가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원료조달처 확보가 철강재 생산의 상부 공정에 해당하는 것이라면 태국 타이녹스(Thainox) 경영권 인수는 하부공정의 수직계열화를 위한 작업이다. 타이녹스는 동남아 최대의 스테인리스(STS) 냉연 제조사로 기존 포스코 열연을 냉간 압연해 태국은 물론 30여 개국에 수출해 왔다.
포스코는 중국 장가항 스테인리스 열연공장에서 제조하는 제품의 잉여량을 소진하기 위해 타이녹스 지분 15%를 지난 2006년에 취득하고 전략적 제휴를 맺어 왔다. 지난 2004년 경영권 인수를 추진했지만 협상이 실패하면서 대신 돈독한 거래관계를 유지해온 것.
그러나 최근 타이녹스의 경영권 지분을 소유한 프라윳(Prayudh Mahagitsir) 회장이 보유 지분 63% 가량을 전량 매각키로 하면서 경영권 M&A가 긴급히 이뤄지고 있다. 인수전에서 한발 앞서 있는 포스코가 경쟁사를 제칠 경우 한국과 중국, 태국을 잇는 스테인리스 제조 및 판매망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포스코는 향후 1~2년 간 5조 원 이상의 유보 현금을 활용, 금융위기로 인해 가치가 하락하거나 경영이 어려워진 철강업 관련사를 합리적인 가격에 사들일 계획이다.
김강오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가 대우조선 이슈에서 벗어나 본업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분석했다. 신윤식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도 "연간 6조 원 가량의 국내외 투자를 지속해야 하고 국제 자금시장 경색 상황을 고려할 경우 대우조선 인수는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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