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N 국고채, 연내 발행 어려울 듯 "자금 단기부동화→단기금리 하락→FRN 투자매력 감소'
이 기사는 2008년 11월 24일 19: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변동금리부(FRN) 국고채 발행 방안을 마련한지 4개월이 지났지만 연내 발행이 어려울 전망이다. FRN은 정부가 이자율스왑(IRS) 시장의 불안이 금융시장의 위기로 확산되는 것을 막고 국고채 발행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국고채 총액발행한도 제도를 순증발행한도로 바꾸기 위한 법 개정에 기획재정부가 전력하고 있어 FRN 국고채는 현안에서 제외돼 있기 때문이다.
채권 투자자들도 FRN 국고채 투자 매력이 현재로서는 없다는 판단이다. FRN 국고채의 이자지급 기준이 되는 단기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한 탓이다.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하락이 FRN 국고채 발행을 막고 있는 셈이다.
◇1조만 발행해도 연간 100억원 조달비용 '절감'
정부는 지난 7월 FRN 국고채 발행 제도를 갖추고 9월에는 17곳의 이자율스왑대상 기관까지 선정하는 등 필요한 제반 여건을 마련했다. 그러나 11월 현재까지 발행실적은 전무하다.
11월 중순 스왑스프레드 역전폭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FRN 국고채 발랭은 없었다. 3년물 스왑스프레드는 -1.00%포인트끼지 확대됐다. 지난 7월 정부는 "국고채 금리와 IRS금리간 격차가 급격히 확대돼 채권시장 스왑시장의 혼란이 발생할 경우, 변동금리부 국고채 발행에 따른 정부의 금리스왑거래는 시장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FRN 국고채 미발행은 싼 값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 놓고도 활용하지 않은 꼴이 됐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14일 3년만기로 국고채 FRN을 1조원어치 발행했다면 고정금리 채권 발행 때보다 연 100억원, 3년간 300억원의 이자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발행금리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이고 이자율스왑 거래를 통해 헤지하게 된다는 전제에서다.
정부는 스왑시장이 불안하다고 판단될 경우 FRN 국고채를 수시로 발행할 수 있다.
기획재정부 국고국 관계자는 "국고채 해외설명회(IR), 국가재정법 개정 등으로 FRN 국고채 발행 등을 검토할 여유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연내 발행 어려울 듯.."단기금리 하락, 투자매력 없다"
12월에도 FRN 국고채 발행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성향이 커지면서 시중자금이 단기화 되고 있고, 덕분에 단기채권이나 CD 등의 금리가 급락하고 있다. 단기금리에 연동해 이자를 지급하는 FRN 국고채의 매력도 함께 낮아지고 있는 셈이다.
자산운영협회에 따르면 20일 현재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83조8350억원으로, 이달초보다 10조원 가량 늘었다. 10월말 한은의 전폭적인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에도 소폭 하락에 그쳤던 CD 91일물 금리는 10월 중순 6.18%에서 24일 5.48%까지 0.70%포인트나 떨어졌다.
외국은행 채권딜러는 "정부가 FRN 국고채를 발행할 경우 어떤 금리를 기준금리로 사용할지 알 수 없지만 단기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어 투자 유인이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금리 수준만 보면 고정금리 국고채에 투자할 때라는 설명이다.
FRN 국고채 투자자가 CD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 지급이 감소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IRS 리시브(CD금리 지급, 고정금리 수취)거래를 할 경우, 투자 메리트는 더 없다. 고정금리 채권을 투자할 때보다 스왑스프레드 역전폭 만큼 수취 이자가 작다.
다만, 내년도 국채 발행량이 증가해 조달 비용이 늘어나는 정부로서는 FRN국고채 발행을 들고 나올 가능성도 있다. 시중은행 채권딜러는 "발행금리가 문제겠지만 정부가 차입비용을 줄이는 차원에서 시범적으로 발행해도 될 시점"이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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