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등급' 건설사 공모사채 상환 비상 대주단 자금지원 난색..자산매각·분양대금 회수 등 자체자금으로 상환할듯
이 기사는 2008년 12월 15일 11: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사채 등급이 투기등급(BB+)로 떨어진 '추락천사(Fallen angel)' 건설사들이 공모사채 상환에 비상이 걸렸다. Fallen angel 건설사들을 받아들인 대주단이 신규 자금지원에 난색을 표하면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회사채 등급이 BB+로 떨어진 월드건설, 우림건설, 동문건설, 동일토건, 동일하이빌, 중앙건설 등의 6개사와 대주단 채권금융회사들이 신규 자금지원 여부를 놓고 진통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단은 투기등급 건설사라도 협약에서 보장하고 있는 1년간 채무유예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신규 자금지원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대주단 관계자는 “신규 자금지원은 주채권은행 뿐 아니라 대주단에 가입한 다른 금융회사까지 여신을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 있다”며 “금융권도 유동성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투기등급 건설사까지 자금을 지원해주기는 쉽지 않다" 고 밝혔다.
이에 따라 6개사는 모두 만기 도래하는 공모사채를 모두 자체 자금으로 조달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건설사들의 회사채 채무유예 범위가 대주단 협약의 기관투자자들이 가져간 사모사채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대주단 비협약 채권자인 개인 투자자들이 매입한 공모사채의 경우 만기상환을 요청하면 투자금을 돌려줄 수밖에 없다.
더벨이 증권업협회와 증권예탁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투기등급으로 떨어진 6개 건설사가 발행한 공모사채는 모두 2100억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건설사별로는 우림건설이 7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중앙건설 400억원, 동문건설 300억원, 동일하이빌 300억원, 월드건설 200억원, 동일토건 200억원 등의 순이었다.
이 가운데 동문건설과 우림건설은 2009년 2월과 3월 각각 300억원과 400억원의 공모사채 만기가 예정돼 있다. 동일토건도 내년 1월 100억원 규모의 공모사채가 돌아온다. 월드건설 200억원(6월), 중앙건설 400억원(7월) 등도 내년에 공모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내년 2월 만기 예정인 동문건설의 무보증 공모사채 300억원은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이 가져갔다. 표면금리 8.3%, 투자 수익률 7.8%이다. 동문건설은 발행 주관을 맡았던 동부증권을 통해 개인 투자자에 팔린 회사채 규모를 파악 중이다.
동문건설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이 만기에 모두 투자금을 돌려달라고 하면 유동성 압박이 가중될 수 있다”며 “개인들에게 판매된 사채 규모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일토건도 1월 표면금리 7.7%로 발행한 공모사채 100억원 만기가 돌아온다. 동일하이빌이 발행한 공모사채 300억원은 투자자들의 풋옵션 행사로 상환잔액이 96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월드건설이 2007년 6월 발행한 공모사채 200억원은 발행을 주관한 산업은행이 모두 갖고 있다. 월드건설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대주단에 가입한 주채권은행으로 공모사채 차환 발행 등의 채무유예 혜택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앙건설은 김해 율하지구 중도금을 회수해 공모사채 400억원을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기등급 건설사들의 경우 대주단에 가입해도 1년간 채무유예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신규로 자금을 지원 받기는 어려운 일"이라며 "자산매각, 분양대금 회수 등을 통한 자체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을 경우 채무불이행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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