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하이닉스·현대상사 매각자문사 특혜 논란 ⑨"외환銀, 채권단 계열 내정..론스타 위한 무리수"

박준식 기자/ 박창현 기자공개 2009-02-02 08:40:58

이 기사는 2009년 02월 02일 08: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외환은행이 주채권자로 있는 하이닉스와 현대종합상사 등 공적자금 투입 회생 기업들의 매각이 초반부터 특혜논란에 휩싸였다. 매각 주관사 역할을 다른 채권은행과 관련 금융사에 공동으로 맡겼기 때문이다.

외환은행은 지난 11월 하이닉스 매각을 위한 주관사로 산업은행과 우리투자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산업은행 M&A실과 우리투자증권의 관련 팀은 업계에서 손꼽히는 인력들로 구성됐지만 해당 은행과 계열사가 하이닉스의 2, 3대 주주라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다분하다.

CS도 론스타(LoneStar)를 대리해 외환은행을 매각하는 자문사로 활동하고 있어 사실상 특수관계에 있는 셈이다.

문제는 각각의 금융사가 이런 배경을 가진 상황에서 주관사 선정 작업 이전에 컨소시엄을 구성한 데서도 드러난다. 외환은행이 하이닉스 매각을 서두르기 위해 2, 3대 주주인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관련 업무를 맡기기로 미리 약속하고 주관사 선정절차를 진행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하이닉스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제기된 이런 문제점은 현대상사 매각과정에서도 비슷하게 노출되고 있다.

외환은행은 오는 2월 초 현대상사 매각 주관사를 선정키로 했지만 국내외 유명 금융사가 입찰을 미리 포기하거나 제안서를 제출하고도 내정의혹을 제기하면서 선정결과에 관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

실제 현대상사 매각자문사 모집에는 산업은행과 삼성증권, CS 등 10여개 국내외 금융사가 참여하는데 그쳤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현대상사) 자문사 선정 입찰에 산업은행과 NH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은 물론 전문성이 취약한 외환은행까지 제안서를 제출했다"며 "하이닉스 사례와 마찬가지로 채권단 계열 금융사가 이미 (자문사로) 내정돼 있는 걸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도 "현대상사는 매물가치가 높지만 외환은행과 거래 관계가 있는 CS와 도이치증권을 제외하면 매각 자문을 희망한 외국계 금융사가 없다"며 "나눠 먹기식의 매각자문에 기대를 하기보다는 (현대상사) 인수의지가 높은 원매자를 대리하는 게 더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관사 선정과정에서 이런 특혜시비가 제기되는 것은 효율적인 공자금 회수보다는 관련 기업들을 시급히 매각하려는 외환은행의 입장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 공통된 시각이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초 현대건설 매각을 추진했지만 곧이어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결정하자 절차를 무기한 연기해야 했다.

특히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는 HSBC와 외환은행 매각협상이 결렬되고 국제 금융위기로 국내에서도 마땅한 원매자가 나오지 않자 초조해 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 상황에서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금을 회수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보유 기업 지분을 팔아 배당을 받아가는 것 외에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계 관계자는 "공자금 투입 기업의 대주주가 매각 주관사를 자처하는 건 대우조선 매각실패에서도 증명되듯 첨예한 이해관계로 인해 갖가지 문제를 일으킨다"며 "외환은행은 공정하고 투명한 공자금 회수를 위해 객관적인 기준으로 주관사를 선정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