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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債 투자 규정, 외화 조달 '걸림돌' 국내투자자 발행시장 채권 매입 규제..발행자 협상력 저하

이승우 기자공개 2009-03-09 15:23:40

이 기사는 2009년 03월 09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채권 투자에 대한 감독 규정이 국내 민간기업 외화 조달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일반 기업 채권에 대해 1년 이내 국내 환류를 허용했지만 국내 투자자의 발행시장 참여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시장서 매입 가능, 발행시장은 제한

자본시장통합법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한국 기업이 발행한 해외 채권이 1년 이내 국내 전문투자자(기관 투자자)로 환류할 경우에도 유가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면제된다.

해외에서 발행된 CB와 BW 등 주식연계채권을 이용해 국내 투자자들이 주가 조작에 이용하던 것을 막기 위해 지난 2006년부터 해외채권의 1년내 환류를 막았다. 하지만 지난 2월4일 자본시장통합법 적용과 함께 일반 해외 채권(기관투자자)에 한해 신고서 제출 의무를 면제한 것이다. 사실상 국내 투자자들의 한국물 투자가 열린 것.

하지만 1년 이내라도 발행시장에서 바로 채권 매입을 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 채권 발행 주관사로부터 인수사(대부분 주관사와 인수사는 동일)로 넘어온 단계에서는 채권을 살 수 없다는 것이다. 중간에 다른 외국 투자자나 브로커를 거쳐야 한다는 것.

이는 최근 국내 외화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생기면서 해외 채권 발행을 통한 순수 외화 조달 의미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감독당국은 설명했다 .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한국계의 소규모 해외 채권발행 때 한국 투자자들이 전액을 인수하려는 곳도 있다"며 "이렇게 되면 외화 조달 의미가 퇴색된다"고 말했다.

업계 "발행·유통시장 구분 무의미"

하지만 이같은 감독당국의 의도는 '시장의 원리' 앞에서 전혀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다. 발행시장에서 채권을 사는 것과 유통시장에서 사는 것이 외화 조달 차원에서 아무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발행시장에서 채권을 살 경우, 국내 투자자들은 보유 달러를 쓰거나 국내 은행으로부터 외화를 빌려 산다. 흔히 통화스왑(CRS 리시브)을 통해 자금을 빌리고 채권 만기시 원리금을 상환 받아 CRS에서 빌린 자금을 돌려준다. 국내 은행에서 조달한 만큼 외화가 덜 들어온다는 게 감독당국의 논리다.

하지만 유통시장에서 채권을 매수하는 것도 별 다를 게 없이 CRS로 국내 은행 혹은 외국계 은행으로부터 빌리는 방식이다. 상환 방식도 동일하다. 그리고 CRS로 돈을 빌려주는 은행 대부분은 외국계 은행으로 이는 본지점 차입 형태로 해외에서 달러가 간접적으로 유입된다.

단기 외채 증가로 이어질 수 있겠지만 감독당국이 발행시장 참여를 제한하고 있는 의도는 전혀 의미가 없는 셈이다.

외국계 IB 관계자는 "외화 조달을 더 많이 해오면야 좋겠지만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을 나눠 투자를 제한하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투자자들은 돈이 되면 투자를 하는 것이지 발행시장이냐 유통시장이냐를 구분해서 투자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발행자에게 부담만..해외선 자국 투자자 증가 추세

문제는 이같은 규정이 외화 조달에 적극 나서려 하고 있는 국내 발행자들에게 부담만 주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발행시장에서 채권을 배정받지 못하는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도 투자를 꺼리기 때문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국책은행(기존부터 공기업과 함께 신고서 면제)이어서 지난 1월 각각 20억달러 발행 때, 국내 투자자들이 참여할 수 있었지만 향후 일반기업들에게는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국내 투자자가 발행시장에 참여하지 않으면 국내 발행자의 투자자들과의 협상력이 떨어진다. 특히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시 국내 투자자들의 참여가 공모 채권 발행 성사 여부를 결정짓기도 한다.

실제 최근 개도국들이 발행한 해외채권중 발행시장에서 자국 투자자들의 배정 비율이 상당히 높아졌다. 그만큼 시장 상황이 안 좋아 국내 투자자들을 많이 참여시킨 것.

지난해 11월 발행된 멕시코 정부의 20억달러 규모 채권은 40%가 자국 투자자들에게 배정됐다. 필리핀 정부채도 33%를 자국 투자자들이 매입했다. 역시 지난달 발행된 터키 정부채는 75%, 스페인 마드리드자치주가 발행한 채권은 72%가 자국 투자자들에게 돌아갔다.

외국계 IB 관계자는 "최근에는 발행 국가의 투자자들이 몰리지 않으면 해외 투자자들은 해당 채권에 대해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일반 기업중 해외 채권 발행이 가시화되고 있는 곳은 하나은행과 포스코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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