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G스틸, 돈줄확보 꼬인 이유? 현대제철 등 지원거부...수익률ㆍ풋옵션 보장 어려워져
이 기사는 2009년 05월 15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상사 매각의 실패요인 중 하나는 유력 후보였던 BNG스틸의 불참 때문이다.
불참 이유를 놓고 추측과 분석이 난무하고 있지만 대강의 결론은 유사하다. 인수대금 마련 과정에서 현대가(家)의 지원이 기대 이하였다는 점이다.
외환은행을 포함한 주주단은 현대상사 지분 50%+1주의 최저입찰가를 주당 2만5000원, 총 2800억원 수준으로 잡았다. 최근 현대상사 주가(1만8000~9000원대)를 감안하면 30%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BNG스틸은 인수자금마련을 위해 자체자금과 금융권 차입, 재무적투자자(FI)를 포함시킨 인수금융 구조를 검토해왔다.
BNG스틸은 우선 현대상사 인수를 위한 SPC(특수목적회사)설립을 가정, 보유한 현금성자산(2008년말 기준 486억원)과 회사채발행(BBB+) 등을 통해 500억~1000억원 가량을 마련할 예정이었다.
하나은행 등을 통해 1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차입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나머지 자금은 현대자동차와 일부 증권사 등을 재무적투자자(FI)로 끌여들여 500억~1000억원을 마련하는 구조가 짜졌다. 전형적인 M&A 인수금융 구조인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매물인 현대상사보다 인수자인 BNG스틸의 덩치가 작다는 데서 발생했다.
차입의 경우 여타 M&A와 마찬가지로 SPC를 주체로 내세우고 매물인 현대상사의 지분 등을 담보로 포함시켜 마련된다.
하지만 은행권 입장에서는 이 정도 담보로는 BNG스틸의 전체 비유동부채(2008년말 930억원)에 맞먹는 금액을 빌려주기가 부담스러웠다. 때문에 BNG스틸, 혹은 현대상사의 추가적인 담보설정이 불가피했다.
은행권 입장에서는 현대계열사가 어떤 식으로든 신용도를 보강해 주기를 내심 바랄 수 밖에 없었다.
FI 부분은 고민의 정도가 더 심각했다.
FI 입장에서는 BNG스틸의 자금력이나 현대상사의 매물가치만 보고 투자하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수익률 차원에서는 BNG스틸만을 볼 경우 위험도를 감안해 더 높은 금리를 요청할 수 밖에 없다. 또 흔하게 제공되는 풋옵션을 요청하려고 해도 BNG스틸이 수년뒤 이를 갚아낼 여력이 있을지 알 수 없다.
아예 현대차 등 계열사가 직접 FI로 들어가거나 BNG스틸의 최대주주인 현대제철 등이 풋옵션 이행의무를 함께 맡아주는 구조가 불가피했다.
그러나 현대제철을 비롯한 현대가(家)에서는 본입찰 전날까지도 BNG스틸에 이렇다할 지원약속을 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상황이 이쯤되다보니 BNG스틸 입장에서는 자체 신용도와 유동성만으로 FI 수익률 부담까지 져가며 인수를 추진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워질 수 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본입찰 전날까지도 BNG스틸이 되레 각종 투자확약서(LOC) 작성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입장에서 보자면 인수금융의 리스크가 커진터라 인수 이후 곧바로 '승자의 재앙'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을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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