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믿었던 재보험에 발등…추가손실 2천억원 재보험 사기·보험사 지급여력 하락에 부실 직접 부담
이 기사는 2009년 07월 06일 09: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해보험업계가 재보험 부실로 선수금환급보증보험(RG보험)에서 수천억원의 추가손실을 부담해야 할 판이다.
특히 흥국화재, 한화손보, 제일화재 등은 재보험 사기까지 당하면서 대규모 손실과 허술한 재보험 관리능력이 업계에 회자되는 수모를 겪었다.
◇흥국 등 중소 3사, 재보험 사기로 천억원대 추가손실
흥국화재는 진세조선 부실로 1148억원(9007만달러, 환율 1274원 적용)의 선수금환급보증보험(RG보험) 손실을 보게 됐다.
이는 3월말 기준 현금성 자산의 1.7배에 달하는 수준이며, 552억원(4333만달러)은 이미 선수금환급 신청이 들어온 상태다.
한화 계열 손보사인 한화손보와 제일화재도 진세조선 RG보험 부실로 1년치 수익을 몽땅 날릴 처지다. 선수금환급신청 개시일은 내년 1월(1차 인도일-7월 31일, 2차 인도일-내년 1월)이지만 진세조선의 현 상황상 선박인도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내년도에 선수금환급신청이 들어오면 한화손보는 네델란드 선사인 송가가 진세조선에 지급한 선수금 738억원(5789만달러) 중 404억원을 돌려줘야 한다. 나머지는 국민은행(122억원)과 한화손보를 간사로 RG보험을 인수한 제일화재(105억원), 롯데손보(27억원) 등이 책임진다.
이중 롯데손보는 RG보험금의 90% 이상을 재보험을 통해 처리하기 때문에 실제 부담액이 2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흥국화재, 한화손보, 제일화재는 RG보험금 전액을 재보험 혜택없이 직접 부담해야 할 판이다.
흥국화재 등 3사는 모두 재보험 출재율이 90%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실을 자체 부담해야 하는 것은 재보험중개회사(BIS Korea)에 소속된 브로커 A씨로부터 사기를 당했기 때문이다.
A씨는 흥국화재 등으로부터 영국 로이드 등과의 RG 재보험 거래중개를 의뢰받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중개 수수료를 많이 주는 무등급·저신용 재보험사들(카자흐스탄 및 서인도제도 소재)과 거래를 체결했다.
국내 손보사들에게 위조한 로이드 보험 브로커 회사의 보험인수증을 제출하며 사기사실을 숨겼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흥국화재 등은 뒤늦게 사기사실을 알아챘지만 이미 RG보험은 부실화된 상태였다.
한 은행 관계자는 "해외 재보험사들이 보험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흥국화재 등이 자기부담으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가득이나 지급여력이 떨어진 상화에서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메리츠도 재보험 부실 천억원 직접 부담
메리츠화재도 1107억원의 재보험 부실을 직접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3월 아세아중공업, 진세조선, C&중공업 등 3개 조선사의 RG보험 부실에 대비해 총 1817억원(1억3070만달러, 당시 환율 1383.5원 적용)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이중 1107억원(8000만달러)는 해외 재보험사의 부실 가능성에 대한 충당금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위기에 거래를 맺은 해외 재보험사의 지급여력이 상당히 떨어져 재보험금 지급이 불투명하게 됐다"며 "선제적 위험대비를 위해 충당금을 쌓았지만 아직까진 재보험거래에서 실제 부실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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