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09년 08월 19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이 최대 4000억원 규모의 사모형 선박펀드를 설립할 계획이다. 최근 해운사들이 유동성확보 차원에서 선박들을 싼 가격에 매물로 내놓으면서 선박펀드 조성 여건이 어느 때보다 좋아졌기 때문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해운업체에서 선박을 사들인 후 다시 선사에 빌려줘 용선료(리스료)를 받는 세일앤리스백(Sale and Lease back)방식의 선박펀드를 조성하기 위해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사전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선박관리회사는 세계로선박금융이 맡을 예정이며, 브로커업무는 삼성물산이 담당한다. 이번에 설립하는 펀드는 8년 동안 장기로 운용되며, 목표수익률은 10%대.
미래에셋증권은 기관들을 대상으로 2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며, 이후 4~6척의 선박을 구입한 뒤 이를 담보로 대출을 일으켜 최대 4000억원까지 펀드 규모를 키울 방침이다.
지난달부터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자산관리공사(캠코)나 산업은행의 선박펀드들은 선박 구입 후 해운사에 3년에서 5년뒤 매각하는 바이백(Buy back) 옵션이 걸려있어 사실상의 대출상품이라는 시각이 짙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에서 조성하는 선박펀드는 바이백옵션이 걸려 있지 않아 향후 매각에 대한 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단 기관투자자들은 8년간 10%대의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는 만큼 상품구조는 만족스럽다는 입장이다. 또 저렴한 매물이 시장에 쏟아져 나온 만큼 펀드 운용이나 자산편입도 어렵지 않아 바로 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선박가격이 저점대비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기관투자자 한 관계자는 “발틱운임지수(BDI)의 하락 등으로 고전하는 해운사의 유동성 지원이라는 대의명분은 물론 상품자체도 매력적"이라며 "다만 선박가격이 저점대비 10% 가량 상승했다는 점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입장에서도 이번 선박펀드에 거는 기대가 크다. 펀드판매와 상품마케팅만 해왔던 미래에셋증권이 펀드설립을 주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 적지 않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동안 펀드운용과 상품설계는 모두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맵스운용에서 주도해왔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이 부동산 등 자산유동화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며 "자본시장통합법 등으로 증권사들의 업무범위가 확대된 만큼 기업들의 자산유동화 이후의 상품구조를 만들거나 판매하는 업무를 동시해 병행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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