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 옛사옥, 9개월만에 다시 매물로 출현 최대주주 삼양금속, 디앤디에스에 300억원 대여투자
이 기사는 2009년 09월 16일 09: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전선이 작년 말 매각한 회현동 옛 사옥(인송빌딩)이 다시 매물로 나왔다. 부동산개발업체 디앤디에스가 대한전선으로부터 인송빌딩을 950억원에 사들인 지 9개월 만이다.
당시 대한전선은 사옥 매각으로 차입금 과다로 불거진 유동성 위기설 진화의 포문을 열었다. 디앤디에스도 연면적 2만8306m² 규모의 서울 4대문 안 오피스 빌딩을 1000억원이 채 안 되는 수준에서 매입했으니 서로가 이문이 남는 거래였다.
업계는 디앤디에스가 빌딩 보유 기간을 늘리면 추가 양도 차익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매각에 나선 건 의외라는 반응이다. 올 들어 실물 자산이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저금리 기조를 타고 오피스 빌딩 가격이 치솟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물건 품귀 현상까지 겹치면서 오피스 빌딩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디앤디에스의 인송빌딩 매각은 대한전선의 최대주주인 삼양금속의 자금 회수 노력과 무관하지 않다. 디앤디에스는 1년 만기의 단기로 10%에 가까운 이자를 물고, SC제일은행(150억원), 한신저축은행(200억원), 동양생명(250억원), 신한생명(100억원) 등으로부터 700억원을 조달했다.
빌딩 인수자금 부족분 300억원은 삼양금속이 후순위로 디앤디에스에 대여금 형식으로 지원했다. 이와 함께 삼양금속은 건물 매입 당시 디앤디에스에 지분 49%를 출자했다. 인수법인의 지분 참여로 추후 차익 실현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이 같은 대주주의 지원은 당시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리먼 브러더스 파산 여파로 마땅한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사옥을 단기간 내 처분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며 “금융시장 위축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대주주 참여가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당시 대한전선 사옥 매각은 시장 우려와 달리 채권단에 수익성 개선을 위한 강한 의지로 받아들여졌다.
시중 유동성이 풀리면서 인송빌딩 가치도 최근 1100억~1200억원 수준으로 치솟았다. 올 초 삼양금속이 디앤디에스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추가 차익 실현 여지는 사라졌지만 대여금 회수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송빌딩 매각을 아직 단정 짓기는 이르다. 지상권 등 복잡한 필지 관계와 부속 건물인 주차장 부지의 개발 밀도 제한 등이 매각 변수로 남아 있다. 그룹 유동성 위기설 정점에서 띄운 승부수의 결말은 올 연말께는 돼야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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