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09년 12월 02일 10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투자 시장이 심상찮다. 괜찮은 투자 건이 나왔다 싶으면 다수의 벤처캐피탈과 사모투자펀드(PEF)가 몰려든다. 입찰까지 가는 접전도 벌어진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자연히 투자에 대한 밸류에이션(Valuation)이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상승한다.
A사의 사례는 대표적이다. A사는 최근 국내 벤처캐피탈과 PEF를 상대로 25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추진했다. 20여개 운용사가 투자를 검토했고 일부는 컨소시엄까지 구성하며 딜에 참여했다. A사는 벤처투자 시장에선 이례적으로 주관사까지 선정하며 입찰을 진행했다. 우선협상자가 선정됐고 차순위 후보자까지 뽑혔다.
우선협상자 선정 기준은 밸류에이션이었다. 입찰 과정에서 각 후보들은 상대보다 높은 가격을 제안했다. 문제는 가격이 높아지는 만큼 향후 기대 수익은 낮아질 확률이 크다는 데 있다.
이런 현상은 벤처캐피탈·PEF 시장에 최근 급격히 펀드가 늘어난 것이 원인이다.
정책적인 목적으로 올 해 시장엔 많은 수의 펀드가 조성됐다. 지식경제부의 신성장동력 펀드가 대표적이다. 모태펀드 역시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모태펀드 운용사를 많이 뽑았다. 일정 기간에 정해진 만큼을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벤처캐피탈 등 운용사 입장에선 매력적인 딜이 있다는 판단이 들면 경쟁적으로 참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펀드 증가는 시장의 혼란으로도 이어졌다. 언제부턴가 벤처캐피탈과 PEF가 서로의 특색을 잊은 채 몸집에 맞지 않는 딜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투자 규모가 크면 벤처캐피탈 간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는 식이다.
모은 돈으로 당장 딜은 따낼수 있지만 향후 추가투자를 진행하긴 현실적으로 어려워진다. 새 투자자를 물색해 보지만 희석되는 지분율로 인해 리스크 관리가 난감해진다. 주주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투자금 회수는 복잡해진다. 시장에 나오는 딜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데 돈을 가진 운용사 숫자가 늘었기 때문에 생긴 부작용이다.
요즘 시장 관계자들은 "투자를 놓고 입찰이 시작되면 버블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뜻" , "벤처캐피탈과 PEF가 영역을 나눠 자금을 투입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2009년과 2010년에 조성된 펀드의 수익률은 저조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신성장동력 펀드가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하는 내년이 되면 투자 시장은 더욱 경쟁적으로 변할 것이다. 이미 만들어진 펀드를 없앨수도 없다. 관계기관과 운용사 모두에게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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