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 무주리조트 매각 난항 경영권 둘러싼 입장차 여전...콘도회원권 가격하락도 한몫
이 기사는 2009년 12월 14일 11: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전선의 무주리조트 매각 작업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유동성 확보를 목적으로 무주리조트를 포함한 주요 계열사를 매물로 내놨지만 인수 후보들의 중도 포기가 잇따르고 있다.
매매 가격에 대한 이견도 문제지만 무주리조트에 대한 대한전선의 매각 의지가 불분명하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최근 무주리조트 인수 작업을 최종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은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매각 주관사 멘데이트(mandate)를 받아 딜을 주관해 왔지만 마땅한 인수 후보를 찾지 못했다.
당초 사모투자펀드(PEF)설립 형태로 무주리조트를 인수할 원매자 확보에 나섰으나 정작 재무적투자자(FI)인 주요 연기금들이 투자를 꺼렸기 때문이다. 앞서 우리PE와 미국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무주리조트를 포함, 대한전선 계열사 5곳을 직접 인수하려 했으나 이 또한 성사되지 못했다.
NH투자증권 이후에는 현재 우리투자증권이 유일하게 매각주관사로서 무주리조트 매각에 참여중인 상황이다. 하지만 우투증권 역시 투자자 확보가 지지부진한데다 대한전선과 매각 가격 등에 대한 입장 차이가 크다는 것이 문제다. 주관사 계약 만료일인 내년 3월까지는 딜을 성사시켜야 하지만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매각이 난항을 겪는 이유는 무엇보다 무주리조트 경영권에 대해 대한전선과 원매자들이 양보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주주(74.5%)인 대한전선은 무주리조트는 경영권을 포함한 트루 세일(true sale:완전 매각)이 아닌 유동화 차원에서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분 매각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더라도 경영권은 그대로 유지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실제 대한전선 측은 그룹의 재무구조가 다시 양호해질 경우 무주리조트 지분을 다시 살 수 있는 바이백 조항 삽입을 원매자들에 계속 요구를 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설원량 전 대한전선 회장의 미망인이자 명예회장 직을 맡고 있는 양귀애 고문의 의지가 상당수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인수 후보 측 입장은 다르다. 과반 지분을 인수하더라도 이사진 파견을 통한 경영권 확보가 수반되지 않으면 인수·합병(M&A)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판단이다. 원매자들이 연기금 등 금융기관으로부터의 펀딩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이기도 하다.
매각 가격에 대한 양측의 시각차도 무주리조트 M&A를 지연시키고 있다. 여기에는 무주리조트 측이 콘도회원권을 일반에 분양하면서 제공한 풋옵션과도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회원 고객은 계약 기관 만료 후 콘도 회원권 분양가를 회사로부터 환불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
문제는 최근 무주리조트를 포함한 레저업체들의 콘도회원권 가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환불 가격이 당초 회원들이 산 분양가를 기준으로 책정되는 만큼 무주리조트 입장에선 회원권 가격이 떨어질수록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인수 후보들은 이 같은 점을 반영해 무주리조트의 매각 가치를 합리적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리조트 인수에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주요 투자자(연기금)들의 입김도 상당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매입가를 최대한 낮춤으로써 훗날 되팔 시에 적어도 손해는 보지 않겠다는 속내다.
현재 무주리조트의 순자산가치는 12월 현재 2200억원 가량. 분기보고서(9월말 현재)상 장부가액은 811억원이다. 2007년 12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96억원의 손실을 냈다. 업계에서는 무주리조트의 예상 매각 가격이 1000억원은 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대한전선은 올 들어 35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1700억원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하고, 대한ST(600억원)와 한국렌탈(415억원), 트라이브랜즈(187억원) 등의 계열사를 잇따라 매각하며 유동성 확보에 힘써왔다.
최근에는 세계 2위의 전선업체인 이탈리아의 프리즈미안 지분 일부를 매각해 지난달 조기상환 청구권이 행사된 3770억원 어치의 해외 전환사채(CB)와 BW를 상환하는 데 사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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