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인터 "대우 브랜드 포기 못해" 사명 유지가 암묵적 매각 조건...해외 매출과 직결, 경영진 자존심 걸려
이 기사는 2010년 02월 03일 13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인터내셔널이 새 주인을 만나도 '대우'라는 사명을 유지할 수 있을까.
통상 인수합병(M&A)이 성사된 뒤 매각된 기업의 사명은 인수업체의 사명으로 바뀌거나, 비슷한 형태로 전환된다. 그 편이 위화감을 줄이고, 소속감을 높여 인수 후 통합(PMI)을 수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우인터는 매각이 되더라도 사명이 바뀌지 않기를 희망하며 이를 암묵적 매각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대우인터의 이 같은 요구는 결국 어떤 주인을 만나느냐에 달려 있어 대우인터의 매각과 함께 '대우 브랜드'의 향방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위상이 많이 약화됐지만 해외에서는 대우 '오리발 심벌'의 위력이 여전하다. 특히 대우인터 매출의 77%를 차지하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및 중동 지역은 대우 브랜드에 높은 호감을 표시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일부 동남아 국가와 동유럽 등에서는 삼성, LG, 현대보다 더 유명한 한국 회사가 대우"라며 "대우 브랜드를 쓰면 어떤 제품을 취급하든 '대우가 책임지는 제품이다'란 인식을 해당국 소비자에게 심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인터는 그동안 브랜드 관리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회사는 현재 159개국에 대우 상표를 출원·등록해 총 3,637 건의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01년에는 사내에 브랜드관리위원회를 설립, 브랜드 사용권 관리를 전담케 했다.
타사와 상표사용계약을 통해 거둬들이는 수익도 적지 않았다. 대우인터는 상표사용료로 2008년 약 30억원, 지난해에는 약 27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지난 2001년에는 GM대우와의 브랜드 영구사용계약을 통해 360억원의 사용료를 받았다.
옛 대우그룹의 핵심 계열사였던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지난 2008년 아예 브랜드 소유권을 통째 매입하려는 시도까지 했다. 당시 대우인터내셔널 측은 "대우그룹 해체 이전에도 우리가 브랜드 관리를 전담해왔다"며 "권한 양도나 매각은 있을 수 없다"고 대우일렉의 요구를 일축했다.
대우인터는 사명이 변경될 경우 발생할 브랜드 이미지 실추와 그로 인한 매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대우 브랜드에는 해외 시장 개척을 일궈낸 임직원의 자부심이 녹아있어 쉽게 포기할 수 없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회사측은 이번 매각에서 인수주체가 누가 되더라도 대우 브랜드는 반드시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와 메릴린치증권도 이를 반영하듯 투자요약설명서(TM)를 통해 대우 브랜드를 투자 하이라이트의 하나로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매각 측이 간접적으로나마 사명 유지 요구를 인수 후보들에게 내비추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히는 포스코도 해외시장에서의 대우가 갖는 입지를 고려해 사명을 바꾸지 않겠다는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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