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영홀딩스, 로이와 협상 결렬…매각 철회 실적 호전 기미 없어 매물로 재등장 가능성 높아
이 기사는 2010년 05월 11일 17: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영홀딩스가 경영권 매각을 잠정 철회했다. 적당한 인수후보자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회사 실적이 개선될 기미가 없어 M&A시장에 다시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박호상 삼영홀딩스 상무(CFO)는 11일 “작년 말부터 회사 매각을 추진했으나 여의치 않아 지난 3월30일 정기주주총회 이후 매각의사를 완전히 철회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여러 인수후보자와 접촉을 했지만 삼영홀딩스의 기존 사업을 영속시킬 만한 업체가 눈에 뜨지 않았다”며 “인수후보자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매각 연기에 한몫을 했다”고 말했다.
삼영홀딩스는 1967년 설립돼 섬유제품 제조업을 하다가 지난 2006년 6월부터 컴퓨터시스템 개발 및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회사가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것은 최근 경영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은 2006년 79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줄곧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매출이 61억원에 불과했다. 영업이익은 2005년 51억원의 적자를 낸 이후 5년째 계속되고 있다.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뒤에는 우회상장을 노리는 다수의 업체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영홀딩스는 1989년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했다.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삼영홀딩스는 로이(현 FCB투웰브)의 전 대주주 및 경영진과 매각 협상을 벌였다는 것이 중론이다. 320억원 안팎에 매각이 성사될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왔지만 결국 최종 계약을 앞두고 결렬됐다.
박호상 상무는 “인수희망자와 금액에서는 큰 이견이 없었다”면서도 “하지만 그쪽이 그동안 해온 사업을 살펴보니 삼영홀딩스와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고 협상결렬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시장에서 인수희망자에 대한 우려 섞인 지적이 많았다”고 귀뜸했다.
인수희망자로 유력한 로이는 최근 주가급등으로 인해 검찰조사를 받았다. 박 상무의 우려는 상당부분 여기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의류전문 업체인 로이는 지난해 7월 11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김현수 FCB-파미셀 대표가 유상증자 물량 가운데 3분의 2에 해당하는 42만4757주를 배정받으면서 회사를 인수하고 우회상장에 성공한다. 당시 텔런트 견미리씨와 가수 태진아씨가 주당 1만6200원씩 각각 1억원, 9억원을 투자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로이는 사명을 FCB투웰브, 업종을 바이오사업으로 변경한다.
이후 FCB투웰브 주가는 상한가 행진을 하며 8월19일 최고가 14만5000원을 기록했다. 1개월 전 취득단가에 비해 약 9배가 오른 셈이다.
검찰은 견미리씨의 남편인 이홍헌씨가 FCB투웰브 인수에 관여하면서 주가 조직을 한 혐의가 있다며 조사했지만 최근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박 상무는 “매각이 무산된 만큼 자구책의 일환으로 새로운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적악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신사업 진출이 뜻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M&A업계 관계자는 “우회상장을 노리는 업체들로부터 많은 인수 제의가 들어올 것”이라며 “조만간 M&A 시장에 다시 매물로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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