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0년 06월 14일 07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눈 뜨고 코 베인 격이지요"
성원건설 부도로 문제 사업장이 된 대구 죽곡동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돈 떼인 은행들의 허술함을 누군가 이렇게 표현했다. 이야기를 들어 보면 딱 맞는 말이다.
성원건설의 대구 죽곡동 아파트 사업을 위해 최초 브릿지론을 대준 곳은 신한은행과 신한캐피탈, 솔로몬저축은행이었다. 그러다 2006년 2월 대주단은 기업은행과 우리은행, 수협으로 바뀌었다.
새 대주단이 만기를 연장하던 PF에 문제가 생긴 것은 지난 2007년 9월. 분양보증을 신청하기 위해 대주단의 담보인 토지가 대한주택보증에 신탁되는 사이 발생했다.
대주단이 알지 못하는 사이 일반 채권자가 대주보에 신탁된 토지를 돌려받아 임의 처분을 통해 채권 변제를 받은 것이다. 물론 시공사인 성원건설과 시행사인 한이건설은 알고 있었지만 대주단만 알지 못했다. '전주(錢主)'가 모르는 사이 일이 벌어졌고 담보는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다.
통상 국내에서 PF 대출은 토지 담보 대출의 변형으로 본다. 사업성에 의한 현금 흐름 분석이 아닌 절대 담보인 토지가 핵심인 것이다. 결국 토지 때문에 대출을 해줬던 대주단은 거의 모든 것을 잃었다고 보면 된다.
그러는 사이 성원건설은 부도가 났고 사업은 아예 끝이 났다. 차주인 시행사 한이건설은 수년간의 적자로 껍데기만 남은 상태여서 대주단은 공중에 떴다. 결국 선택한 것이 한이건설을 파산시켜 지급보증을 섰던 성원건설의 일반 채권단으로 합류하는 일이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게 있다. 토지를 신탁받은 대주보의 역할이다. 당시 신탁만 됐지 분양 보증 신청이 완료되지 않아 '위탁자인 한이건설에게만 토지 소유권 이전에 대한 통보를 하면 됐다'고 대주보는 이야기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대주단한테 통보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PF의 절대적 담보인 토지 소유권이 이전되는 일은 중대 사항이다. 그렇다면 대주단에게 언급 한번 해주는 일은 할 수 있었을 것 같다. PF에는 대주단이 분명이 존재하고 있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항이다.
대주보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그러나 '허술했던' 대주단 입장에서는 너무나 '아쉬운'대목이다. 고객(분양보증 완료 이전에는 고객이 아닐 수도 있다)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민영화된 대주보였다면 이런 일이 있었을까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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