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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자금지원 경영정상화 열쇠 중학동 빌딩 및 미분양 할인 매각 추진....유동성 확보 역부족

길진홍 기자공개 2010-07-05 09:03:09

이 기사는 2010년 07월 05일 09: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일건설 유동성 위기의 원인은 무리한 주택사업 추진과 이에 따른 재무 부담으로 요약된다. 준공 사업장에 공사비가 선 투입 됐지만 계약률 저조로 자금회수가 지연되면서 미스매칭(불일치)이 발생했다.

개발이익을 쫓아 수주한 대전과 경주 등 지방의 대형 도시개발사업은 사업 장기화로 금융비용 부담을 가중시켰다. 올해 들어서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의 대출만기가 일시에 몰리면서 유동성 압박을 거들었다.

회사 측은 중학동 오피스빌딩과 지방 미분양 아파트 할인매각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이들 자산 매각으로 유동성 부족을 단기간 내 해소하기에는 미흡하다는 분석이다. 사업지연으로 이자비용이 급증함에 따라 보증 채무를 털어내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PF 대출 연내 4364억 만기…재무부담 가중

한일건설 PF 우발채무는 1조225억원(2010년 1분기 현재)에 달한다. 이 가운데 42%에 달하는 4364억원의 대출 만기가 연내 몰려 있다. 올 상반기에만 4개 사업장에서 모두 3800억원 어치의 PF 대출 만기가 도래했다.

대전 서구 관저4지구는 주민민원과 인근 주택시장 침체로 분양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채권단과 지난 6월30일 만기 도래한 1424억원 규모의 PF 대출 연장 협상이 진행 중이다.

녹십자홀딩스 부지 일원 35만여㎡에 추진하는 구갈역세권 개발사업도 주민소송으로 수년째 발이 묶여 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6월 지구지정을 새로 받았지만 개발계획이 틀어지면서 사업 추진에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2008년 시행사 채무를 인수해 자체사업으로 전환한 광주 남구 지석동은 분양률이 10%에 머물고 있다. 수분양자가 없어 전세로 계약자를 채웠다. 입주한지 2년이 지난 마산시 진동면 한일유앤아이프라임은 분양률이 75%를 밑돌고 있다.

사업 지연과 미분양 누적은 자금 운용의 미스매칭으로 이어졌다. 자금 회수기간이 길어지고 금융비용이 쌓이면서 현금흐름이 꼬여버린 것이다. 신용평가사는 한일건설 주택 사업장에서 모두 2000억원 가량의 현금 미스매칭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일건설은 실제 2008년 운전자본이 급격히 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매출액이 2008년 5058억원에서 2009년 6236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69억원에서 205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297억원에서 226억원으로 둔화됐다. 이자배상비율도(금융비용/영업이익)도 2007년 10배에 달했지만 2008년 2.2배, 2009년 0.8배로 급속히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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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매각 현금 확보 미흡...대주지 자금 지원 관건

회사 측은 서울 종로 중학동 한국일보 부지에 짓고 있는 오피스빌딩 '트윈트리' 매각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일건설이 시행지분 45%를 보유하고 있는 이 빌딩은 올 초부터 부동산펀드와 선매각협상을 벌이고 있다.

예정 매각대금은 3000억원 수준. 그러나 금융비용 증가로 실제 양도차익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토지비(900억원)와 공사비(830억원) 등으로 1900억원이 들어갔고, 매년 100억원에 가까운 이자가 쌓였다.

빌딩업계 관계자는 “사업 장기화로 투입 원가가 크게 증가했다"며 "한일건설 시행지분이 45%에 불과해 실제 유입될 현금 규모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일건설의 워크아웃 신청도 향후 빌딩 매각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트윈트리는 지난 5월 부동산펀드와 거래 성사 직전까지 갔지만 한일건설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준공지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계약이 무산됐다.

회사 측은 또 광주 지석동 아파트를 할인 매각할 계획이다. 오는 9월 전세 만기가 끝나는 440가구의 아파트를 분양가(약 1000억원)의 70% 수준에서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들 자산 매각은 꼬여버린 현금흐름을 되돌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보유 자산이 많지 않고 대부분 지방에 소재해 있기 때문. 지방 예정 사업장들도 시공권 매각에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결국 대주주인 한일시멘트의 자금 지원 여부에 업계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한일시멘트가 아직까지 구체적인 자금지원 계획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한일건설 워크아웃 결정을 앞두고 채권단과 줄다리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일건설이 뚜렷한 현금 창출원이 없는 상황에서 대주주의 자금지원이 경영정상화의 열쇠가 될 수밖에 없다"며 "한일시멘트가 어떤 형태로든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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