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회사채, 팔 곳 없지만" 13개사 인수참여 롯데건설과 관계 유지 목적인 듯…"리테일수요 없어 인수에 부담"
이 기사는 2010년 07월 28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건설이 발행하는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에 총 13개 증권사가 인수전에 참여했다. 겉으로는 많은 증권사가 인수에 나서 흥행에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건설사 회사채에 대한 리테일 수요가 없어 증권사들은 인수에 부담을 느꼈다. 하지만 이슈어와의 관계를 유지하거나 다지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물량을 서로 나눠 가져갔다는 후문이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오는 8월9일 20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2년물은 1200억원, 3년물은 800억원으로 나눠 발행할 예정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차환자금과 운용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4개월 만에 채권을 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이 하반기에 상환해야 하는 회사채는 2100억원이다. 11월26일에는 상환우선주 1500억원어치 만기가 돌아와 당분간 외부차입이 불가피하다.
발행금리는 2년물 5.45%, 3년물 5.65%로 정해졌다. 회사채 민평금리(27일 종가기준)가 2년물이 4.42%, 3년물이 4.91%인 것에 비해 각각 103bp(1bp=0.01%포인트), 74bp 높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시장 관계자들은 건설사 리스크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그리 높은 수준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인수에 참여한 증권사 관계자들은 "A+ 등급의 건설사인데다 롯데그룹 계열사라는 이점이 작용했다"며 "예상했던 것보다는 낮은 수준에서 금리가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채권인수에는 총 13개 증권사가 참여했다. KB투자증권과 동양종합금융증권,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이 각각 300억원씩 인수한다. 대신증권이 200억원을 가져가고 SK증권, 한화증권, 한국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한양증권, KTB투자증권, 대우증권, 현대증권이 100억원씩 인수한다.
대표주관사는 아직 미정이다. 업계에서는 KB투자증권과 동양종합금융증권이 대표주관사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같은 물량을 인수한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이 대표주관 선정을 요청한 상태다. 주관사 선정은 이날 오후에 발표될 예정이다.
당초 시장에서 예상한 것 이상으로 많은 증권사가 인수에 나섰다. 그동안 건설사 채권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인데 롯데건설이 이를 불식시킨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겉으로만 그렇게 보일뿐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인수사들은 롯데건설이라고 하더라도 건설사 회사채를 총액인수로 떠안기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기관투자가 수요를 기대하기 쉽지 않아 리테일 수요에 기대야 하는 측면이 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다. 하반기 중 금리 추가인상 가능성이 커졌지만 회사채 금리 상승세는 되레 주춤해 투자메리트가 떨어지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그럼에도 많은 증권사들이 인수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데는 롯데건설이라는 이슈어와의 관계설정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롯데건설이 건설사치고 발행이 잦기 때문에 앞으로의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이번 발행에 참여한 증권사 발행 담당자는 "생각 보다 많은 물량을 받지 못했지만 롯데건설의 발행에 참여한 전례가 없어서 이번에 관계를 맺었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참여한 증권사들 중에서도 인수하기를 꺼린 곳도 있었겠지만 이슈어와의 관계를 생각해 참여한 곳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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