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 한섬 인수 득실은 중·장기적 사업 시너지 전망…인수대금 과할 땐 '역효과'
이 기사는 2010년 08월 11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네트웍스의 한섬 인수에 따른 득실을 놓고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장기적인 사업 시너지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공감하면서도 인수가격에 따라 득실의 무게중심이 옮겨질 전망이다.
SK네트웍스는 △에너지 도·소매 △이동통신단말기 판매 △네트워크 사업 △종합상사 등을 주력으로 삼아왔다. 지난해 네트워크 사업 부문을 계열사인 SK텔레콤에 매각해 주력사업이 3개 부문으로 축소됐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창출규모의 약 45%를 차지하던 네트워크 사업 매각으로 비주력 사업 부문의 중요성이 커진 상태다.
SK네트웍스는 기타 사업인 프레스티지(Prestige) 부문에서 의류와 중고차 판매, 자원개발 등을 담당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효과…프레스티지 부문, 수익 기여도↑
업계에서는 비주력 사업의 영업기반 안정화와 수익 기여도 확대 여부가 SK네트웍스의 장기적인 성장·수익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직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 기준으로 프레스티지 부분의 기여도가 높지 않다.
김호영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SK네트웍스가 예전부터 패션사업에 관심이 컸지만 업계 경쟁구도를 고려해 사업확대를 주저한 면이 있었다"며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사업 특성상 한섬 인수를 통해 의류사업 부문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네트웍스는 오브제·오즈세컨를 포함한 4개의 자체 브랜드와 DKNY 등 라이선스 브랜드를 갖고 있다. 대형 의류업체와 경쟁하기에는 규모 측면에서 밀리는 실정.
여성복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한섬을 인수하게 되면 단숨에 업계 5위로 올라가게 된다. 한섬은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바탕으로 연간 700억원 안팎의 EBITDA를 꾸준히 창출하고 있다. 부채비율이 10% 초반에 그치는 등 재무상태도 좋은 편이다.
◇자기등급 대비 차입부담 '여전'…인수가격이 관건
다만 현재 거론되는 4000억~5000억원 규모의 인수대금은 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지나친 인수·합병(M&A) 프리미엄이 재무상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SK네트웍스가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은 9000억원 정도. 영업상 유지해야 하는 최소한의 현금성자산과 앞으로 투자활동 등을 고려할 때 인수대금 전액을 자체 충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계산이다.
SK네트웍스는 네트워크 사업 매각대금으로 3조원에 육박하던 총차입금을 지난해 말 기준 1조4000억원까지 줄였다. 하지만 2010년 6월 말 기준 총차입금이 1조6920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순차입금은 7456억원을 기록했다.
이종명 한화증권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여성복이 경기불황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지만 성장률이 높은 사업은 아니다"며 "여전히 차입규모가 커 인수대금을 외부차입에 의존하면 EBITDA 대비 총차입금이 자기등급(AA-)에 비해 부담스럽다"고 분석했다.
SK네트웍스의 3년 만기 회사채 수익률(10일 기준·KIS채권평가)은 자기등급에 비해 2bp(0.01%포인트=1bp) 높게(채권가격은 낮게) 형성돼 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아직 인수자금 마련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며 "다만 앞으로 다양한 투자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보유현금 활용방안이나 펀딩에 대해서는 전략적인 판단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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