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돈 빌리러 온 마힌드라 CIO...'먹튀재연?' 자금조달 협상 착수..금융권, 채무 변제액 ·먹튀우려 등으로 난색
이 기사는 2010년 08월 13일 10: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자동차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마힌드라&마힌드라(Mahindra & Mahindra Limited)가 그룹 최고 투자책임자(Chief Investment Officer)를 파견해 국내 금융권에서 자금을 빌리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타 후보에 비해 재무여력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던 마힌드라가 발 빠르게 자금 차입에 나서자 "상하이차와 마찬가지로 외부 차입에 의존해 쌍용차를 인수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내 금융기관들은 마힌드라의 국내 인지도가 낮고 쌍용차 차입 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 등을 감안해 인수 과정을 더 지켜본 후 자금 제공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마힌드라는 국내금융 기관들과 만나 △인수 자금 조달과 △리파이낸싱 대주단 구성 등 주요 재무 사안과 관련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마힌드라 그룹의 파사사라시(V. S. Parthasarathy) CIO가 직접 참석해 쌍용차 인수 후 경영 전략과 그룹 재무 여력 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마힌드라는 약 200억 루피(약 5000억원) 규모의 자체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다른 후보들에 비해 자금여력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마힌드라가 외부 차입을 위한 즉각적인 행보에 나서자 일각에서는 "결국 상하이차와 같이 자체 자금보다는 외부 차입에 의존해 인수를 추진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마힌드라의 외부 차입에 시장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상하이차 먹튀 논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상하이차는 지난 2004년 쌍용차 인수 대금 5909억원 가운데 66%인 3931억원을 외부에서 조달했다. 이후 상하이차가 차입금 상환을 위해 신규 투자를 늘리기보다는 '기술 이전'과 '자산 매각'에만 치중하면서 결국 쌍용차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마힌드라 역시 외부 차입에 의존해 쌍용차를 인수할 경우, '상하이차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직접 그룹 CIO을 국내에 파견한 것으로 보아 마힌드라가 외부 자금 조달에 큰 비중은 둔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금융기관들과 만나 인수 후 리파이낸싱과 시설투자 비용 지원 등도 논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힌드라의 자금조달 요구에 대해 국내 금융기관들은 "쌍용차 채무 변제액이 확정된 후에 다시 논의에 나서자"는 입장이다. 또 상하이차 먹튀 논란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마힌드라에 선뜻 자금을 지원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쌍용차의 회생채무 규모는 총 7432억원에 달한다. 전액 변제해야하는 회생담보권이 2757억원이며, 나머지는 추가 할인이 가능한 회생채권이다. 4675억원 규모 회생채권의 할인 폭에 따라 전체 채무 변제액이 결정되는 셈이다.
주식 인수 대금과 함께 마힌드라가 떠안아야할 채무 규모도 '딜 리스크'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에 금융기관들은 전체 딜 규모가 확정 된 후에 자금 제공 여부를 본격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이에 협상 과정에서 마힌드라가 과중한 채무를 떠안는다면 국내 금융기관들의 참여율도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상하이차 먹튀 논란 여파로 인해 마힌드라 측에 인수 자금을 제공하는 것 자체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추후 '기술력 유출 문제' 등이 다시 불거진다면 자금을 제공한 금융기관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마힌드라 측은 당장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수 후 리파이낸싱과 시설투자 비용까지 염두에 두고 자금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며 "향후 회생 채무액이 확정되면 구체적인 조건들을 교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매각 측은 다음 달 우선협상자 측과 확인 실사를 진행한 후 가격 협상을 거쳐 오는 10월경에 최종 인수대금을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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