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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드는 파이, 신사업을 찾아라 시장침체 영업이익 급감...PI 투자 등 사업 다각화 모색

윤아영 기자공개 2010-10-05 10:32:55

이 기사는 2010년 10월 05일 10: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사 사업 리스크로 관리형 토지신탁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부동산신탁사들은 여전히 새로운 영역 진출을 모색 중이다. 신탁사간 경쟁이 치열해져 기존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신탁사의 관리형 토지신탁은 건설사 리스크를 해결하고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관리형 토지신탁의 수주 건수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신탁업계의 전체 수탁고는 크게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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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드는 파이, 치열해진 경쟁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15일 내놓은 '상반기 부동산신탁회사 영업실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11개 부동산신탁사의 영업수익은 15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도 208억원으로 59.4% 급락했다.

신탁업계의 수익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건설사들이 신규사업을 대부분 중단해 신탁사가 수주할 수 있는 전체 물량이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아시아신탁과 국제신탁·코리아신탁 등 새로운 신탁사들이 등장하면서 경쟁도 치열해졌다.

신규 신탁사들은 신탁 수수료를 인하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체 수탁고의 60% 이상을 차지하던 상위 3개사 KB부동산신탁과 한국토지신탁·대한토지신탁의 점유율은 42.8%로 감소하고 신규 신탁사들의 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

한 신탁사 관계자는 "신규 신탁사들이 낮은 수수료로 영업을 하다보니 그나마 적은 물량도 수주하기 어렵다"며 "신탁사 수주 전쟁에서 임원이 직접 나서 영업을 하는 '별들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탁업계는 기존 사업의 수익성 저하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한창 코람코자산신탁 부장은 "예전과 같은 부동산 호황은 다시 오지 못한다"며 "신사업에 대한 길을 다 열어놓고 하나하나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기자본 투자 확대

신탁사들이 신사업으로 고려하는 대표적인 영역은 자기자본투자(Principal Investment)이다.

신탁사들은 신탁 업무 수수료를 받는 것에서 벗어나 부동산사업에 직접 투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문성과 사업을 보는 눈을 쌓아와서 수익률이 높은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경민 대한토지신탁 과장은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자기자본투자를 시도하고 있다"며 "대한토지신탁이 개발신탁 경험이 풍부해 투자자들도 믿고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은 펀드를 조성해 사업성이 우수한 부도난 아파트 사업장을 인수해 개발시키는 '경·공매 대상 구조조정 펀드'를 선보이려 하고 있다. 이 팀장은 "현재 사업장 계약 체결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도 자기자본투자를 확대해 가고 있다.

이제인 한국토지신탁 팀장은 "기존에는 아파트 사업에만 투자했지만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오피스텔과 골프장도 고려하고 있다"며 "기본 투자 계획은 다 세워 놓았고 조만간 시도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국자산신탁은 자산의 효율성과 새로운 수익모델을 위해 자기자본투자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동부산관광단지의 시행사인 동부산골프앤리조트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에 주주로 참여했고, 자금관리 수탁 업무도 맡았다. 신찬혁 한국자산신탁 팀장은 "앞으로 골프장 등 레저산업의 전망이 좋다고 보기 때문에 투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공공관리자제도' 새 먹거리 되나

대한토지신탁과 한국토지신탁·코람코자산신탁 등은 서울시의 공공관리자제도를 올해 초 법제화 단계부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공공관리자제도는 서울시가 사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계획수립부터 사업완료까지 지원하는 제도이다. 서울시를 대신해 사업을 진행하는 위탁관리자는 한국감정원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대한주택보증·신탁사만이 선정될 수 있다.

지난 1일부터 정식으로 시행된 공공관리자제도는 아직 시장주도자가 없는 미개척 시장이다. 서울시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모두 담당하기 때문에 시장의 규모도 크다. 서울시가 주도하는 사업이라 신탁사의 인지도나 신뢰성도 높일 수 있다.

서울시는 기존 업무만으로도 바쁜 LH, 대주보보다는 신탁사가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신탁사는 관련 사업을 진행한 경험이 풍부하고, 사업 자금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업의 수익성이 크지 않다는 것.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최소 5년에서 10년까지 걸리는 중장기 사업이다. 신탁사는 그 기간 동안 많은 인력을 투입해 사업 진행을 모두 관리해야 한다. 오랜 관리 뒤에 수수료를 받을 수 있지만 공공사업이라 큰 이익이 남지 않는다.

신탁사가 공공관리자제도에 참여하기 위한 제도적 정비도 갖춰져 있지 않다. 서울시는 아직 위탁 수수료, 위탁사업의 범위 등 신탁사의 구체적인 참여 방안을 정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위탁 관리를 맡길 정도로 공공관리자제도 관련 업무가 많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쯤 업무량이 많아지면 구체적인 제도 정비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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