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전속결' 외환은행, 흥행 보다 속도? 매각공고 앞당기고 실사기간도 짧게.."외환銀 매각가치 관련 있나"
이 기사는 2010년 10월 06일 10: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 매각 주관기관을 맡고 있는 외환은행이 빠듯한 인수합병(M&A) 일정을 짜고 속전속결로 매각 작업에 나서고 있다. 통상적인 M&A 일정을 뛰어넘는 이례적 행보다.
대표적인 예는 매각 공고 일정 조정. 현대건설 매각 공고는 당초 9월말 또는 10월초로 예정됐다. 그러나 예정보다 약 10일 앞당긴 지난달 24일 공고가 나갔다. 외환은행은 이보다 빠른 9월 중순을 희망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협의회 소속 다른 채권금융회사가 "너무 서두르는게 아니냐"며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으니 앞당기더라도 일주일 정도 선에서 앞당기자"라는 반대의견을 제시해 24일로 확정됐다는 전언이다.
앞서 진행된 채권단의 현대건설 회계실사 작업도 당초 예정보다 약 한달 빠르게 진행된 바 있다.
매각협의회 관계자는 "회계실사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자 전체 일정도 앞당겨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예정보다 빠르게 마감된 회계실사 작업 이후에도 전체 일정이 다른 M&A 일정과 비교할 때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보통 매각 공고가 나간 후 LOI 접수까지는 약 30~40일의 기간이 주어진다. 인수 후보들의 전략수립 시기가 필요하고 인수금융 사전 태핑(수요조사)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12월20일) 매각 공고가 나갔던 하이닉스의 경우 LOI 접수는 매각 공고가 나간지 40여일이 지난 1월29일 마감됐다. 반면 현대건설의 경우 매각 공고(24일)가 나간 지 1주일만인 지난 1일 LOI접수를 마감했다. 하이닉스나 현대건설 모두 외환은행이 매각 공고를 냈다는 점에서, 이번 현대건설 매각이 상대적으로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매각협의회 관계자는 6일 "내부적으로 (외환은행의 현대건설 M&A 일정을 두고)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일정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닌지 지적이 있었다"며 "지금의 속도라면 연말까지 우선협상자를 선정하겠다는 계획이 더 빨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빠른 일정은 장단점이 있다. 불편한 오해를 만들어 내는 것은 단점이다. 은행권 다른 관계자는 "사우디 모 업체의 경우 현대건설 인수 입찰에 관심을 갖고 있다가 막판에 시간 부족으로 준비서류를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각 주체가 '흥행'보다 '속도'에 치우쳐 매각가치 극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같은 관계자는 "외환은행 M&A 일정에 현대건설 M&A 일정을 맞추려하는 듯한 오해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건설을 매각하게 되면 약 1조원 가량의 현금을 손에 쥐게 돼 시장에 매물로 나온 외환은행의 매각가치 또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5년여 끌었던 현대건설 매각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는 점은 장점이다.
은행권 또 다른 관계자는 "출자전환 주식을 오래 갖고 있어봐야 은행에 득될게 없고 빨리 매각해 기업의 주인을 찾아주려하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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