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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 'AAA급 시대' 적정성 논란 신용등급 정보가치 희석…BFSR 필요성 확대

김은정 기자공개 2010-10-11 13:57:37

이 기사는 2010년 10월 11일 13: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산·대구은행의 신용등급 상향으로 지방은행의 'AAA급 시대'가 열렸다. 안정적인 영업성장과 우수한 자본적정성 지표가 배경이 됐다.

하지만 시중은행과 차별성, 등급 변별력 등에서 이번 등급상향이 타당했는지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지방은행과 신용도가 비슷한 여신전문금융사의 신용등급 향방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편중된 영업기반·산업 리스크 '어쩌나'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와 한신정평가는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의 기업·무보증금융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AA로 상향 조정했다. 대구은행을 평가하지 않는 한국신용평가는 부산은행의 신용등급을 AAA로 올렸다.

신평사들은 △시중은행에 뒤처지지 않는 재무건전성 △영업기반의 안정성 △정부의 지원가능성 등을 높게 평가했다.

강철구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대구·부산은행에 대한 정부의 지원의지가 확인됐다"며 "자산성장으로 금융시스템 내 중요성이 커져 시중은행과 정부지원 가능성 측면에서 차별화 요인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시중은행에 비해 편중돼 있는 지방은행의 영업기반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특정 산업·지역적인 이슈에 노출돼 있는 리스크(위험요인)를 간과했다는 것이다. 또 중앙은행과 관계 역시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차이가 두드러진다는 설명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일부 지방은행과 시중은행의 등급이 AAA로 같아지면서 신용등급이 제시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되는 모습"이라며 "지방은행간 차별화가 부각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등급 차별성 축소…지표로서 역할 부족

부산은행의 올 상반기 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5.15%로 우수한 편이다. 자산규모는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다. 부산은행의 총자산은 33조2000억원, 동일한 등급(AAA)의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은 각각 약 230조원, 262조원이다.

영업지역은 부산지역 내 집중돼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경기침체와 충당금적립부담이 확대되면서 당기순이익이 2008년에 비해 10.9% 감소하기도 했다. 경기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자산건전성 악화에 따른 충당금 적립부담이 남아있는 상태다.

대구은행의 경우 지방은행 중 선두권 지위를 갖고 있다. 전체 은행권에서는 점유율이 1%에 그치고 있다. 사업지역 한계 때문이다. 대구은행은 대구·경북지역에 대한 밀착·집중형 영업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중소기업대출은 총여신의 62% 안팎이다. 시중은행의 경우 36% 수준이다.

신평사들 역시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에는 공감하고 있다. 금융환경 변화에 따라 시중은행 등 대다수 금융사는 대형화·겸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형화의 이점인 비용효율성 측면에서 대구은행의 총자산 대비 판관비용률(2007년 이후 평균 1.3%)은 시중은행 대비 높게 나타나고 있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신용등급이 동일하게 평가되면서 은행 재무건전성평가 등급(BFSR, Bank Financial Strength Rating)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등급 내 은행간 차별화가 요구된다는 판단에서다.

박상근 우리투자증권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AAA급 안에서도 상·하위 은행간 격차가 커졌다"며 "신용등급 자체가 투자 지표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카드·캐피탈사, 등급조정 가능성 주목

다른 지방은행의 추가적인 등급 상향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됐다.

자산운용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지금 상황에서는 등급전망이 긍정적으로 부여된 카드사나 기존에 지방은행과 등급이 동일했던 여전사의 등급 조정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며 "이들 업체의 신용등급 상한선(실링· ceiling)이 지방은행에 눌리던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된 직후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의 금융채 수익률(3년 만기·8일 기준)은 AAA급 평균에 비해 3bp(0.01%포인트=1bp) 높게(채권가격은 낮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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