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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우리금융 합병 물건너 가나 하나금융 주가 추가 하락시 합병 반대 주주 급증 우려

배장호 기자공개 2010-10-21 14:31:18

이 기사는 2010년 10월 21일 14: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지주를 흡수 합병하려던 하나금융지주의 계획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하나금융 지분 9.62%를 보유한 1대주주 싱가포르 테마섹(Temasek Holdings)이 지분 전량을 블록세일로 처분한게 발단이 됐다. 하나금융측은 테마섹의 이번 지분 매각이 우리금융지주 합병 딜과 연관지어 해석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눈치다.

테마섹의 지분 매각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자 마자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려는 테마섹 내부 동기에 따른 것이지, 우리금융 M&A와는 무관한 일"이라며 서둘러 선을 그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블록세일 직후인 21일 하나금융 주가는 5%가 넘는 하락율로 시작, 시간이 흐를수록 낙폭이 확대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테마섹이 처음부터 하나금융의 우리금융 M&A 시도에 대해 부정적이었다는 논평(?)도 나돈다. 하나금융 지분 블록세일 할인율이 테마섹이 기대하던 하한인 3.5%보다도 두배 가까이 큰 6%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매매를 강행한 사실에 주목, 하나금융의 미래에 대한 테마섹과 현 경영진과의 시각차가 컸을 것이란 추정까지 제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테마섹이 이번 지분 매각과 관련해 하나금융 경영진과 협의없이 강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측은 미리 알고는 있었겠지만, 사전 협의나 조율이 없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이번 블록세일을 주관한 크레디트스위스(CS)는 오래전부터 우리금융 M&A를 위한 하나금융측 자문 자격을 얻기위해 교류해오던 곳이다. 게다가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 아들이 이 투자은행에 근무하고 있다.

어찌됐건 시장은 햇수로 7년의 인연을 이어온 대주주가 우리금융 M&A란 중차대한 거사를 앞두고 급작스럽게 퇴장했다는 사실 자체를 일단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맞는 듯 하다.

문제는 하나금융의 이후 주가 흐름이다. 하나금융의 주가는 향후 우리금융 합병 성공 여부를 좌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만약 이번 블록세일이 단기 악재에 그친다면 우리금융과 합치려는 계획이 그다지 영향받지 않겠지만, 주가 흐름이 장기간 침체된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21일 현재 하나금융의 주가순자산비율(P/B)은 0.72배로, 우리금융의 0.85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이는 하나금융 자산가치를 우리금융에 비해 시장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한다는 의미인데, 이는 향후 양 지주 합병시 우리금융 주주가 이익을 보고, 하나금융 주주가 손해를 볼 공산이 커진다.

저평가된 자산과 고평가된 자산을 동등 비율로 합치면 당연히 저평가된 자산 보유자가 상대방에 비해 손해를 더 볼 수 밖에 없는 것은 시장 논리상 당연하다.

하나금융 주주들로서는 적어도 우리금융과의 합병 이후 기업 가치가 합병전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우리금융의 가치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야만 합병을 지지할 수 있다. 하지만 테마섹이란 상징적인 대주주가 이번 합병을 부정적으로 보는 듯한 시그널을 던진게 하나금융 주주들로서는 여간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우기 이런 불안감은 하나지주에게 악순환의 고리가 될 수 있다. 주주들의 불안으로 하나금융 주가 흐름이 더 나빠지면 합병비율 산정을 위한 P/B 상대 평가가치는 더 벌어질 것이고, 이러한 괴리는 하나금융 주주들 더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 하나금융 경영진이 우리금융과의 합병을 강행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엔 앞서 언급한 악순환 고리가 합병을 모멘텀으로 아비트리지 기회를 노리는 헤지펀드나 일반 투자자들로 인해 기정사실화될 가능성이 커진다. 저평가된 하나금융의 주주들이 고평가된 우리금융으로 갈아타면서 양 금융지주의 시장가치 괴리는 더욱 벌어질 수 있다.

게다가 하나금융으로서는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지분을 지주가 전부 사들일 각오를 해야한다. 현재로선 그 물량이 얼마나 될 지,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규모인지 알 수 없지만 하나금융 주가가 하락하면 하락할수록, 우리금융과의 시장가치 괴리가 커질수록 반대 물량이 증가할 게 뻔하다.

한 시장 전문가는 "현재로선 하나금융의 주가 흐름이 어떻게 전개될 지 속단할 수는 없지만, 만약 하나금융 주가가 계속 고전한다면 우리금융과의 합병이 물리적으로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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