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0년 11월 10일 08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국내 M&A/PEF업계에 묘한 유행어가 거론된다. 이름하여 '물타기'다.
말 그대로 물타기는 투자주식에서 손실이 났을때 거꾸로 더 주식을 사들여 매입단가를 낮추는 방식이다. PEF시장에서는 사모펀드가 인수를 단행했지만 이후 기업가치 상승폭이 적을 때 추가적으로 더 자금을 쏟아 더 큰 업사이드 포텐셜을 기대하는 경우를 빗댄다.
산업은행이 올 연말 사모펀드를 통해 인수하기로 한 대우건설 매각이 대표적인 경우. 당초 산은이 재무적투자자(FI)들의 구주만 인수하는 구조였지만 그래봤자 FI들의 수익보장만 이뤄질 상황이었다. 산은이 새 계획대로 1조원의 유상증자를 실행하면 계획했던 주당 1만8000원보다 매입 단가도 낮아지고 증자 대금으로 재무구조 개선과 투자추진도 가능하다.
최근 진행된 씨앤앰(C&M)의 GS강남방송 인수를 물타기에 빗대는 이들도 있다. 1위 티브로드, 2위 CJ헬로비전의 틈바구니에서 경쟁력을 높이려면 몇천억을 더 들이더라도 수도권 지역 지배력을 늘려줄 추가 투자가 불가피했다는 것.
동양생명의 구주매각을 역시 물타기로 보는 이들도 있다. 2대주주였지만 상장 이후에도 직접적인 투자수익을 내지 않은 보고펀드가 추가투자로 지배주주로 올라선 후 더 큰 이익을 기대한다는 뜻에서다.
따져보면 지금 매각이 한창인 칸서스PEF도 메디슨 투자 과정에서 지분율 확대를 위한 유상증자 등 몇차례의 물타기를 단행하기도 했다.
관전 포인트는 물타기의 효과다.
수년뒤 예상대로 주가가 올랐다면 물타기에 대한 칭찬이 줄을 있겠지만 거꾸로 물타기에도 불구, 주가가 더 떨어졌다면 손절매를 못한 억울함(?), 그리고 "왜 추가투자(물타기)를 해서 돈을 더 까먹었냐"는 비난에 처하게 된다. 특히 펀드의 물타기는 소진안된 약정액을 쓰든, 추가로 펀딩작업을 거치든 모두 남의 돈으로 이뤄진다.
그럼에도 부담 백배인 물타기 투자가 요즘 자주 눈에 띄는 이유로는 프라이빗 딜의 고갈이 꼽힌다. 쓸만한 딜이 마땅치 않고 기존 투자에서는 수익이 안나오니 차라리 기존 투자를 더 늘리자는 결론이 나왔다는 것.
각자가 보유한 포트폴리오에 대한 '믿음'도 물타기 투자에 대한 요인으로 언급된다.
물타기 투자에는 조금만 더 인내하면 기대한 만큼 주식가치가 오를 것이란 '확신'이 이 필요하다. 그 확신이 있기 때문에 돈을 더 들이면서도 기업가치를 더 올릴 시간, 매크로가 좋아질 시간 등 다양한 시간벌기가 이뤄질 수 있다.
문제는 그런 확신이 시장이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근거 있는 믿음인지, 아니면 그저 '자기최면'인지 명확치 않다는 데 있다. 시간이 지나고 물타기 투자로 손실이 난후에 반성해보니 당시의 믿음이 그저 낙관론에 기댄 자기최면이었다는 결론이 나와서는 곤란하다.
다행스러운 점은 일반 주식투자와 달리 사모펀드들의 투자는 물타기 이후 자신들이 직접 주가를 올릴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게 차이다. 이들 펀드의 물타기 투자가 모두 성공사례로 남기만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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