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 2000억 유상증자 추진 2대주주 쉰들러 지분경쟁 제어하며 현대건설 인수금 마련
이 기사는 2010년 12월 06일 11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2000억 원대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영권 방어와 현대건설 인수금 마련을 위한 포석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엘리는 이달 중순쯤 이사회를 열어 2000억 원 유상증자에 관한 결정을 마치고 늦어도 내년 1월 초까지 증자를 완료하기로 했다. 주관사는 동양종합금융증권 등 현대상선 증자를 맡고 있는 증권사들이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현대엘리가 유증을 준비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다.
먼저 2대 주주인 쉰들러그룹(Schindler Deutschland)의 지분 확대 경쟁을 무력화할 의도다. 쉰들러는 그동안 현대그룹에 우호적인 성격으로 분류돼 왔으나 최근 현대엘리 지분을 6% 가량 공격적으로 매입하면서 그 배경에 의문이 쏠리고 있다.
특히 쉰들러가 한국프랜지공업이 보유 중이던 현대엘리 지분 2.74%를 프리미엄을 얹어주고 사들이면서 의문은 더해가고 있다. 김윤수 한국프랜지 회장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사촌지간으로 알려지면서 쉰들러가 범 현대가(家)의 현대그룹 경영권 확보에 동참하려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현대그룹은 쉰들러의 행보에 대응해 계열사 현대로지엠이 지난 1일까지 현대엘리 주식 7만2000주(1.01%)를 매입, 보유 지분율을 25.39%로 높였다. 현대그룹 계열의 현대엘리 지분율은 49.23%까지 높아졌고 우리사주조합분(2%)을 더하면 51%를 넘어섰다.
현대그룹은 안정적인 지분을 확보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주주배정 방식의 2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 현대엘리는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외부조달을 늘리며 부채비율이 다소 상승했다. 현대그룹은 이번 증자를 통해 부채비율을 낮추고 재무건전성을 높여 추후에 필요한 외부조달 여력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이번 증자를 통해 현대그룹의 숨은 의도도 엿보인다.
쉰들러가 갑작스러운 증자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에 대한 물음이다. 쉰들러는 겉으로는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하면서도 기존 20%대 지분을 31.57%까지 늘렸고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자신들의 지분율이 이번 유증으로 인해 희석되지 않기 위해서는 2000억 원 중 지분율대로 631억 원 가량을 떠안아야 한다.
쉰들러가 유증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물량은 주관사단이 흡수할 예정이라 현대그룹으로서는 부담이 없다. 오히려 그동안 지분을 늘려온 쉰들러 입장에서는 애써 높여온 지분이 낮아져 버리는 걸 두려워할 수 있는 것이다.
쉰들러가 유증에 동참해도 현대그룹으로서는 반길 일이다. 이미 51%의 우호 지분율을 달성했고 주주배정 물량을 받을 만한 자금을 확보한 상태라 그에 대한 부담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그룹은 쉰들러가 회사에 납입할 631억 원의 유증 자금을 현대건설 인수에 활용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유증 자금을 마련한 이후 쉰들러에 공을 던진 게 이번 거래라고 할 수 있다"며 "쉰들러가 어떻게 반응할 지가 관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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