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사 신용등급, 대한해운 후폭풍 불까 채권수익률, 자기등급과 한 노치 이상 격차…선박금융 적기조달 관건
이 기사는 2011년 01월 27일 10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해운의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 신청으로 국내 해운사의 신용도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대부분 해운사가 이미 디스카운트(저평가)되고 있다. 업종 리스크(위험요인)와 재무부담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신용평가사는 대한해운 후폭풍으로 인한 연쇄적인 등급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효등급을 보유한 해운사와 대한해운의 상황이 확연히 구분된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올해 해운사별 신용위험 차별화가 예상되는 만큼 △선종 포트폴리오 △영업실적 △재무안정성 △시장경쟁력 변화 추이를 점검해 등급에 적절하게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정관리 신청으로 지난 25일 대한해운은 투자적격등급에서 단번에 채무불이행을 의미하는 D등급으로 떨어졌다. 지난 11월 회사채를 발행할 때만 해도 평가사(한신평·한신정평가)는 BBB+등급을 부여했다.
이번 조정으로 평가사는 전형적인 '뒷북 평가' 논란에서 자유롭기 어렵게 됐다.
◇채권시장, 한 노치 이상 디스카운트
27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한진해운·현대상선·STX팬오션·SK해운은 자기등급에 비해 한 노치(notch) 이상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네 곳 해운사 모두 A0의 동일한 신용등급을 갖고 있다. 등급전망도 안정적이다.
해운사 중에서 현대상선의 디스카운트 폭이 가장 크다. 현대상선의 3년물 회사채 민간채권평가사 수익률(KIS채권평가·26일 기준)은 6.03%다. 자기등급에 비해 무려 116bp(0.01%포인트=1bp) 높다(채권가격은 낮다).
한진해운과 STX팬오션은 A0등급 평균에 비해 각각 114bp, 100bp 높게 산정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양호한 SK해운도 98bp 높다. 이들 보다 한 노치 낮은 A-등급 평균도 5.20%다. 건설사 정도만 해운사와 비슷한 채권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박상근 우리투자증권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용선과 대선 자체가 하나의 레버리지(차입)인 만큼 레버리지 비율이 유난히 높았던 대한해운에서 문제가 불거졌다"며 "대한해운을 마지막으로 신용위험이 컸던 해운사에 대한 정리가 어느 정도 이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선박금융 적기 조달, 자금흐름 '좌우'
현대상선은 컨테이너선, 유조선, 벌크선 등 다양한 선종에 걸쳐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2009년에 매출이 급감한 이후 영업실적이 빠르게 회복됐다. 선박투자 확대와 환율상승 등으로 차입금은 늘어났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5조3543억원에 달했다.
한진해운은 주력인 컨테이너선 외에 벌크선과 액화천연가스(LNG)선·특수선 등을 운용 중이다. 2006년 이후 신규선박 인도가 본격화된 데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영업상황이 악화됐다. 내년까지 28척의 선박이 추가로 인도될 예정이다.
STX팬오션은 이미 발주한 선박이 47척(2010년 9월 말 기준)에 이른다. 추가 투자부담이 22억8000달러 정도다. 80척의 사선(벌크선 47척, 비벌크선 33척)과 341척의 용선(306척, 35척)을 운용하고 있다. 운임의 변동성이 큰 벌크선 매출비중이 81.4%(지난해 상반기 기준)로 높다.
SK해운은 선박금융차입금이 늘면서 지난해 9월 말 총차입금이 3조원을 넘어섰다. 2007년 말에는 1조원에 못 미쳤다. 1년 이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만 3854억원이다.
대규모 선박투자로 당분간 해운사의 차입부담은 지속될 전망이다. 업황도 긍정적이지만은 않아 산업위험이 여전하다는 우려도 많다.
황용주 한신정평가 책임연구원은 "벌크선과 유조선의 경우 본격적인 운임회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들 선종을 주력으로 하는 해운사의 영업수익성은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적정 조건의 선박금융을 적기에 조달하는지가 자금흐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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