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2월 01일 08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일렉트로닉스 채권단의 첫번째 우선협상 상대는 인도계 비디오콘-리플우드 컨소시엄이었다. 양사는 지난 2006년 말 회사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추가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면서 딜은 무산됐다.
2년 뒤 재개된 입찰에서 채권단은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모간스탠리PE를 우선협상자로 택했다. 이번에는 노조와 정치권의 반대가 발목을 잡았다. 모간스탠리PE 측은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인수 포기 의사를 밝혔다.
이후 채권단은 차순위 협상 대상자로 리플우드를 선정하며 계속된 매각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인수자금 조달이 문제였다. 결국 채권단은 2009년 1월 리플우드의 차순위협상자 지위를 박탈해야 했다.
매각 실패에 대한 비난은 고스란히 채권단의 몫이었다. 지난 2008년 당시에는 노조와 정치권으로부터 모건스탠리의 '먹튀'를 도와주려 했다는 소리까지 들어야 했다. 리플우드와는 진전이 전혀 없는 협상을 두 달간이나 질질 끌면서 시간만 허비했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네 번째 협상 대상인 이란계 엔텍합 인더스트리얼 그룹과는 이미 본계약까지도 체결한 상황이다. 현재 잔금 지급만을 남겨두고 있다. 사실상 끝난 딜이나 다름없지만 채권단은 여전히 불안하다. 앞선 실패에 대한 트라우마(trauma)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트라우마는 엔텍합에 대한 계속된 의구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선협상자 선정에서 본계약 체결까지 무려 7개월이 걸릴 만큼 신중을 기했던 채권단이었다. ‘잔금 납부 이상 없음’이라는 엔텍합 측 주장 역시 곧이 들릴 리가 없다.
그 동안 자금 조달 구조의 잦은 변경, 납기일 연장 요청 등 엔텍합이 신뢰를 주지 못한 점이 주된 원인이겠지만 더 이상 실패하면 안된다는 채권단의 위기감 역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번에도 무산될 경우 대우일렉은 당장 청산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높다. 딜 성사 여부에 회사의 명운이 달려 있는 셈이다. 그래서일까, 사실상 마지막이라는 분위기마저 감돈다.
불안한 채권단으로선 차순위협상자 일렉트로룩스와의 협상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 무엇보다 새로운 후보와 협상을 다시 해야 하는 만큼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엔텍합과 비교할 때 희망 가격 차이가 크다는 점도 꺼리게 만드는 부분이다.
더구나 잔금 납부까지 엄연히 시간이 남은 상황에서 특별한 사유 없이 먼저 계약을 깨기란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계약금 반환에 추가적인 페널티를 물어야 할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검증 절차 없이 무리하게 구속력 있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채권단으로선 엔텍합이 돈을 가지고 오기만을 기다리는 것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 셈이다. 잔금을 납부하기로 한 시한은 오는 7일이다. 과연 채권단이 지긋지긋한 대우일렉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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