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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선, 또 BW 발행 나선 까닭은 회사채 시장 소화 힘들어…BW로 지분 희석↓·공모 성공률↑

이재영 기자공개 2011-03-04 13:56:27

이 기사는 2011년 03월 04일 13: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전선이 2년 만에 다시 대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에 나선 까닭은 무엇일까.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반 회사채는 시장 소화가 어렵고 증자는 오너 일가의 지분율을 단숨에 위험 수준까지 끌어내리기 때문이다.

자본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당초 지난해 말 5000억원 규모의 일반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다.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등 올 1분기 필요한 상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회사채를 통한 자금 마련 계획은 난항을 겪었다. 5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물량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시큰둥했기 때문이다. 이미 기 발행 회사채 물량이 6600억원 수준이라 기관투자가들의 익스포져가 한계에 달했다는 시각이 많았다.

게다가 신용등급 A 이상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원활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대한전선(BBB+ 부정적)의 대규모 회사채를 선뜻 인수하겠다고 나서는 하우스도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유상증자를 선택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대한전선은 이미 지난해 2차례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5090억원을 조달했다. 하반기 발행한 신주가 상장된 지 2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또다시 증자에 나서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많았다.

무엇보다도 설윤석 부회장 등 대한전선 오너 일가의 지분 희석이 한계에 달했다는 점이 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의 최대 걸림돌이었다. 3년 전만 해도 55% 수준이었던 최대주주(오너 일가 및 티이씨리딩스) 지분율은 유증과 BW 발행 등을 거치며 최근 28.63%(신주인수권포함)까지 떨어졌다.

우리사주조합 지분(1.6%)을 합해 겨우 30%를 넘기는 수준이다. 여기에 또 다시 유상증자를 진행한다면 사실상 최소한의 지배 지분이라고 할 수 있는 30%선이 무너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만약 대한전선이 5000억원을 현 시세(주당 7500원)로 증자를 통해 조달한다면 660만주의 신주를 발행해야 한다. 이 경우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22%로 떨어진다.

아무리 소액주주의 지분율이 50%에 달해 경영권 분쟁 소지가 적다해도 이 같은 지분 희석은 오너 일가가 받아들이기 힘들 거라는 지적이다. 같은 맥락에서 의결권이 주어지는 전환상환우선주(RCPS) 증자도 가능성이 높지 않았다.

결국 절충안으로 등장한게 BW다. 대한전선 BW의 경우 투자 매력이 높다는 평가가 많다. 채권을 통한 최소 이윤이 보장되는데다 대한전선의 재무구조개선에 따라 주가 상승을 통한 추가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공모 주식연계증권(ELB) 발행이 적어 수요도 충분하다는 관측이다.

대한전선은 5000억원의 자금 조달 계획을 일반 회사채와 BW의 투 트랙으로 쪼개고 이를 서로 연계시켰다. 지난달 7일 발행한 2500억원 일반 회사채의 인수에 참여한 증권사에게만 BW 인수 물량을 똑같이 주기로 한 것이다. 시장성이 높은 BW를 내세워 일반 회사채의 소화력을 높인 셈이다.

BW 발행 규모를 2500억원으로 제한해 지분 희석률을 22%선으로 줄이는 효과도 봤다. 게다가 공모 BW는 일반적으로 신주인수권 행사가 시차를 두고 조금씩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오너 일가의 급격한 지분율 저하를 막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대한전선이 5000억원 전체를 BW로 발행하는게 더 유리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5000억원의 BW를 발행하되 신주인수권 발행비율을 50%로 조정해 신주인수권은 2500억원 어치만 발행하는 방법도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대한전선은 기본적으로 지금처럼 회사채와 BW를 1대 1 비율로 발행한 효과를 얻는다. 여기에 BW는 보통 회사채보다 금리가 낮아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 지난해 동부제철이 신주인수권 발행비율을 40%로 낮춘 BW의 공모 발행에 성공한 전례가 있다. 당시 동부제철은 600억원 규모 BW를 발행하며 신주인수권은 240억원 어치만 내놨다.

증권사 관계자는 "회사채 인수의 리스크를 BW의 높은 수수료로 상쇄하기 때문에 증권사 입장에선 나쁘지 않은 조건"이라며 "대한전선의 주가가 재무구조 개선이 진행되며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어 BW 소화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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