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4월 19일 08: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실리콘 기업공개(IPO) 대표 주관사 타이틀을 따내기 위해 연합전선을 구축했던 대우증권과 삼성증권의 희비가 엇갈렸다. 대우증권은 계열 은행인 산업은행의 지원을 받아 대표 주관사로 선정된 반면, 삼성증권은 공동주관 업무를 맡는데 그쳤다.
대우증권과 삼성증권은 이달 초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국실리콘 주관사 수임 경쟁에 뛰어들었다. 중국고섬 사태로 난국에 빠진 대우증권과 노벨리스코리아 상장 실패 후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삼성증권이 위기 타파를 위해 꺼내 든 승부수였다.
하지만 최종 성적표를 받아든 두 컨소시엄 멤버의 희비는 극명히 엇갈렸다. 대우증권은 상장 대표 주관사로 당당히 이름을 올린 반면 삼성증권은 대표 주관보다 업무 비중이 낮은 공동 주관사 역할에 만족해야 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한국실리콘과 모회사인 오성엘에스티가 원활한 시설 자금 확보를 위해 산은금융지주 계열사인 대우증권에 비중이 더 큰 역할을 부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업체인 오성엘에스티와 한국실리콘 모두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꾸준한 대단위 시설 투자가 필요하다"며 "금융권과의 거래 관계가 중요해진 만큼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도 이런 부분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산업은행은 한국실리콘 지배회사인 오성엘에스티의 주채권은행으로 회사 설립 초기 때부터 거래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태양광 전문업체인 오성엘에스티는 한국실리콘과 마찬가지로 추가 캐파 증설을 위해 대단위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에도 오성엘에스티는 산업은행 등 4개 은행으로 구성된 대주단과 1000억원 규모의 신디케이션론 계약을 체결했다. 오성엘에스티는 이 자금을 충주공장 태양광 잉곳 · 웨이퍼 생산능력 증설과 연구 개발에 사용할 예정이다.
산업은행 역시 시너지 창출을 위해 계열 증권사인 대우증권이 한국실리콘 상장 주관 업무를 맡을 수 있게 적지 않은 지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삼성증권은 제조업 기반 그룹 계열사라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금융지주 계열 대우증권과 컨소시엄까지 구성해 금융네트워크 부재 약점을 보완하려고 했던 삼성증권으로서는 실망스런 결과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노벨리스코리아 상장 실패 이후 올해까지 IPO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단 한 건의 IPO 주관 업무도 따내지 못했을 뿐 아니라 내세울만한 딜 인벤토리도 없다.
위기 국면을 타파하기 위해 삼성증권은 연합전선까지 구축하며 한국실리콘 주관 업무 수임에 총력을 쏟았다. 하지만 파트너인 대우증권과 달리 축소된 역할을 맡는데 그치면서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감만 키우게 됐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한국실리콘은 향후 금융권 자금 조달을 염두에 두고 상장 주관 및 인수단에 국내외 투자은행 13곳을 참여시켰다"며 "삼성증권이 금융지주 계열 경쟁사들에 비해 파이낸싱 역량이 떨어지는 만큼 제한된 역할만을 부여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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