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페이퍼, 리파이낸싱으로 연 100억 절감 1500억 공모사채+2500억 산업은행 텀론··기존 신디론 전액 조기상환
이 기사는 2011년 04월 27일 16: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주페이퍼(옛 한국노스케스코그)가 모간스탠리와 신한PE 컨소시엄으로 피인수될 당시협조융자(신디케이트론)로 빌린 차입금 중 일부를 상환하고 남은 잔금 4195억원을 리파이낸싱하는데 성공했다.
1500억원 규모 공모사채 발행과 함께 산업은행으로부터 2500억원 규모 텀론(산업시설자금대출)을 제공받아 기존 신디케이트론을 조기 상환했다. 잔여 200억원은 단기 차입으로 대체했다. 이로써 전주페이퍼는 연간 100억원 가까운 이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통상의 차입매수(LBO)가 그러하듯, 당시 협조융자의 차입 주체는 두 사모투자펀드(PEF)가 인수를 위해 설립한 투자목적회사(SPC)였다. 인수 완료 후 SPC와 전주페이퍼가 합병하면서 차입 주체는 전주페이퍼로 바뀌었다.
2년전 M&A 당시 인수금융 전체 규모는 5300억원에 약간 못미치는 수준. 이 중 2346억원이 CD+2.90%, 1699억원이 CD+2.70%, 담보가 모자라 후순위로 추가 조달한 장기차입금 765억원의 경우 연 12%의 금리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이중 1000억원 가량은 상환과 단기차입 전환으로 줄어 남은 신디케이트론 잔액은 4195억원이다. 평균 이자율 8%, 차입 잔액 4200억원을 기준으로 할 경우, 전주페이퍼는 매년 330억원이 넘는 이자 부담을 져야했다.
전주페이퍼는 처음엔 은행 대주단과 차입 조건 변경과 만기 연장을 협의했다. 시중 금리 수준이 2년전 M&A 당시에 비해 낮아져 연장 금리를 상당 수준 낮출 수 있을거라 여겼다. `A0`의 신용등급 평정까지 받아둔터라 협상은 큰 무리가 없을거라 여겼다.
하지만 협상은 기대같지 않았다. 은행들은 연장 조건으로 CD(3.4%)+290bp의 변동금리를 제시했다. 3년 만기 A0 등급 회사채의 발행 금리가 보통 4%대 초중반인 점을 감안하면 꽤나 비싼 할증을 붙이겠다는 것이었다. 실제 비용은 또 이게 다가 아니다. 법률 자문료, 은행 수수료, 이자율 스왑 비용까지 합칠 경우, 총 이자 비용은 연 7%를 넘게 된다.
은행들의 논리는 이랬다. 회사의 실적이 차입 당시에 비해 크게 나아지지는 않았다. 신문용지 산업의 미래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대주주로서 재무적 투자자(FI)인 펀드의 한계, 보다 구체적으로는 차입 기간 중 대주주 변경 가능성이 있다는 것 등이다.
시장 상황도 좋지 않았다. 하반기 기준 금리 인상에 대한 예상들 때문에 A등급 기업들이 서둘러 회사채 발행에 나서면서 공급 물량이 넘쳐났다. 오랫만에 자본시장에 나온 전주페이퍼의 경우 회사채 투자자들의 투자 대상에 빠져 있었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은행들이다보니 전주페이퍼에 A0에 준하는 민평 금리를 연장 금리로 적용해 줄 리 없었다.
고심하던 전주페이퍼는 결국 회사채 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해 은행 차입금 전액을 상환키로 결단했다. 여건이 녹록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신디케이트론 연장 조건보다는 나을거라 여겼다.
전체 조달 금액 중 1500억원은 리딩투자증권을 통해 2년만기(500억원)와 3년만기 사채(1000억원)로 조달했다. A0 등급 사채 민평금리보다는 대략 50bp 가량이 할증된 5.0%(2년 만기), 5.35%(3년 만기)였지만 은행 연장 금리조건보다는 2~3% 가량 이득이었다.
때마침 산업은행이 나서면서 전주페이퍼의 리파이낸싱 고민은 일거에 해소될 수 있었다. 산업은행은 시중은행들보다 경쟁 우위에 있는 조달 금리를 무기로 전주페이퍼에 대해 만기 3년의 텀론 2700여억원을 제공했다. 금리는 5.57% 고정으로 산업시설 자금대출의 특성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만기 연장이 용이한 장기 자금이다.
이렇게 줄인 이자 비용만 연 100억원에 육박한다. 이번 리파이낸싱 성공으로 전주페이퍼가 얻은 것은 비단 이자비용 절감만이 아니었다. 은행 신디케이트론을 전액 상환함에 따라 신디케이트론에 붙어있던 단기 실적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이 신디케이트론에 붙은 재무약정(covenant)상에는 `부채대비 상각전 영업이익`(Debt-to-EBITDA) 배율 목표치가 2011년말 기준 4.75배로, 이 목표치에 해당하는 EBITDA를 벌어들이지 못하면 부족분을 대주주가 현금으로 메워넣어야 했다.
전주페이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손덕환 전무는 "이번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성공으로 연간 100억원에 육박하는 이자 비용을 절감하게 됐다"며 "치킨게임에 접어든 신문용지업 전망이 밝진 않지만,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 우위를 무기로 살아남으면 좋은 기회가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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