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5월 09일 14: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반기 골프존에 이어 하반기 코스닥 시장을 달굴 대형 딜이 등장했다. 공모규모만 1000억원에 이르는 LED 기판 핵심소재인 사파이어 잉곳 전문 생산업체 사파이어테크놀로지가 주인공이다.
사파이어테크놀로지는 지난 4일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며 기업공개(IPO) 작업을 본격화했다.
사파이어테크는 이번 IPO에서 구주 매출 없이 신주 81만주만 모집하기로 했다. 신주 81만주는 공모 시장에서 매물량 치고는 많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공모 규모는 972억~1134억원에 이른다. 예심 청구가격이 12만~14만원으로 높은 가격대에서 형성됐기 때문이다.
스틱 인베스트먼트 등 사파이어테크에 투자한 8곳의 벤처 캐피탈의 지분율은 50%가 훨씬 넘는다. FI들이 앞서 사파이어테크에 투자할 때 매입한 주식 가격은 한주당 5000~6000원 선이다. 확정공모가가 예심 청구가와 비슷한 수준에서 형성될 경우 20배가 넘는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I는 구주 매출을 통한 엑시트 과정 없이 IPO를 진행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발행사인 사파이어테크와 FI 모두 구주매출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사파이어테크의 최대주주는 이희춘 대표이사로 1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해도 관계자 지분은 25% 안팎이다. FI 지분 매입을 통해 경영권 안정을 꾀할 법도 하지만, 최대주주의 경영권보다는 회사의 자금조달 필요성에 더 방점을 찍은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신주 발행으로 지분이 희석되더라도 2010년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워런트를 최대주주가 매입하는 등 사전조치가 있었기 때문에 지배권 행사에는 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FI가 주목하는 건 사파이어테크놀로지의 기술력과 성장성이다. 사파이어테크는 사파이어 잉곳의 핵심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원가경쟁력이 세계 1위업체인 루비콘보다 30% 이상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향후 3년 간 사파이어 잉곳 시장이 평균 60%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도 엑시트 시기를 늦추는 요인이다.
FI 지분 대부분은 보호예수 기간에 해당되지 않아 상장 이후에 얼마든지 시장에서 매각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보호예수가 있더라도 기간이 1개월로 비교적 짧아 부담이 없다는 것도 구주매출을 고집할 필요가 없었던 이유 중의 하나다.
거래소의 상장 예심통과에서 사파이어 발목을 잡을 염려가 있는 건 12만~14만원대의 높은 청구가다. 앞서 골프존이 업종 이슈와 맞물려 10만원에 가까운 높은 가격대가 2차례에 걸쳐 하향 조정된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파이어 잉곳 산업의 높은 성장성과 업계의 시장 분위기를 감안할 때 사파이어티크 예심 청구가는 가격 한계성이 낮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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