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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하이트 합병, 신용등급 오른다고? 신평사들 "합병 자체는 긍정적이나 등급 상향은 두고봐야"

김효혜 기자공개 2011-05-19 14:40:35

이 기사는 2011년 05월 19일 14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로와 하이트맥주가 합병하면 신용등급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조만간 발행될 하이트맥주의 채권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폭된 것도 이 때문이다. 등급 상향이 이뤄지기 전에 미리 물량을 확보해두겠다는 계산이 작용했다.

진로와 하이트맥주의 합병은 지난 1일 공식화됐다. 현재는 합병 과정이 진행중이며 오는 7월 28일 해당 안건을 의결하는 주주총회가 열린다. 합병기일은 오는 9월 1일이다.

진로와 하이트맥주의 장기 신용등급은 A+로 동일하다. 일각에서는 이번 합병으로 합병법인의 신용등급이 한 단계 오르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AA등급으로의 진입이 가시화됐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얼마 전 있었던 진로-하이트 통합 기업설명회(IR)장에서 회사 관계자는 "합병 이후 신용등급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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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의 이 같은 기대는 하이트맥주 회사채 입찰의 흥행으로 이어졌다. 하이트맥주는 오는 27일 3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지난 17~18일 양일간 입찰을 진행했다. 이번 입찰에는 무려 3000억원의 수요가 몰려 유례없는 흥행을 기록했다. 당초 1000억원을 조달하려 했지만 1500억원으로 발행액을 늘렸다. 인수사도 10곳에 달한다.

발행금리는 역대 최저 수준인 4.20%로 낙찰됐다. 18일 현재 하이트맥주의 개별 민평금리(한국자산평가 기준)는 4.43%, 동일 등급(A+)의 민평금리는 4.44%다. 하이트맥주가 지난 2009년 발행한 3년물의 금리는 5.15%, 지난해 발행한 3년물의 금리는 4.50%였다.

증권사 DCM 관계자는 "지난 달 하이트홀딩스 회사채 입찰 때와 마찬가지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 경쟁이 치열했다"며 "진로와의 합병 이슈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합병 자체는 긍정적, "시너지 클 것"

신용평가사들은 이번 합병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양사의 합병으로 외형이 불어나 시장지배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지난해 기준 양사의 합산 자산총계는 3조 6405억원, 매출액은 1조7279억원, 영업이익은 2260억원이다. 그야말로 주류 시장의 거대 공룡이 탄생하는 것.

사업적 측면에서도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했다. 실질적인 통합 영업을 기반으로 상호 취약지역 내 영업력이 확대되고 양사 체제의 비효율성을 극복함으로써 영업효율성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업포트폴리오도 다각화될 것으로 봤다..

그간 하이트맥주와 진로는 국내 주류시장의 수요 정체와 점유율 하락에 따라 외형 증가 추세가 크게 둔화됐다. 생산량 감소로 인한 고정비 상승과 신규 브랜드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수익성마저 저하됐다.

경쟁사인 OB맥주와 롯데주류BG는 공격적으로 지배력을 확대하며 바짝 추격해오고 있다. 롯데그룹이 맥주시장 진출까지 검토하고 있어 주류시장 내 경쟁구도가 변화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진로와 하이트의 합병은 이 같은 위기 상황을 극복할 타개책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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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급 상향은 좀 더 두고봐야"

합병으로 기대되는 시너지가 크지만 이에 따른 신용등급 상향은 좀 더 두고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평사들은 아직 합병이 완료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등급 상향설이 불거져 나오는 것은 너무 이르다는 지적이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합병이 무산될 수도 있기에 신평사는 원칙적으로 합병이 완료된 뒤 등급을 결정하게 된다"며 "9월 이전에 등급 변동이 있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다른 신평사 관계자도 "주식 시장도 아니고 미리부터 그런 효과가 반영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합병을 통해 회사가 기대하는 효과가 실제로 수치상으로 드러나면 반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주류 업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점과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점도 등급 상향이 쉽지 않은 요인으로 꼽았다.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어느정도 가시화될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맥주 부문은 최근 점유율 측면에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월에는 OB맥주의 '카스'가 출시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점유율 1위 자리를 차지, 하이트를 눌렀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주류 시장이 정체되고 있는데 지난해 가격 인상 조치도 없었다"며 "하이트맥주나 진로의 영업수익성은 수치로만 보면 바닥을 찍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의 산업환경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고, 차입금 문제도 아직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이번 합병은 사실상 지금의 무거운 상황을 조금 덜어주는 정도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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