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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 '오너십' 되찾을 수 있을까 워크아웃 졸업 맞물려 거론..박병엽 부회장 자금력이 변수

문병선 기자공개 2011-06-13 11:59:15

이 기사는 2011년 06월 13일 11: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공적인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으로 '연말 졸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이동통신 단말기 제조업체 팬택의 오너십 문제가 시장에서 새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워크아웃 졸업에 즈음해 경영권 문제를 확정해야 하는데 남은 시간은 약 6개월 남짓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LG전자와 국내 휴대폰 시장 2위를 다투고 있는 팬택의 인수합병(M&A) 문제여서 의외로 관련업계의 '뜨거운 감자'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금융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팬택이 연말께 워크아웃을 졸업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약정을 착실히 이행하고 있어 약정 기한이 오면 졸업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팬택 관계자도 "경영평가는 채권단이 내리는 것이지만 15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기록하는 등 지금까지 잘해 왔고 약정 기한도 연말까지여서 (졸업을) 뒤로 미룰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크아웃 졸업이 이처럼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의 관심이 서서히 '오너십'으로 이동하고 있다. 회사 안팎에서 드러내놓고 거론될 주제는 아니지만 사석에서 이따금 워크아웃 졸업 이후의 지배구조 문제가 회자되고 있다. 경쟁이 격화되고 다량의 투자비가 소요되는 이동통신 단말기 사업에서 어떤 대주주를 만나야 하는지가 임직원의 큰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약 5년만에 팬택의 기업신용등급(BB+)을 평가한 한국기업평가도 분석 보고서에서 "향후 워크아웃 종료 이후 채권단의 지분 매각에 따라서는 경영권의 변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앞으로 발생할 경영권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만큼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키를 쥐고 있는 인물은 '팬택의 성공신화, 그리고 팬택의 회생신화'의 주인공인 박병엽 부회장이다. 박 부회장은 팬택 채권단 지분에 대해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업계 관계자는 "박 부회장이 채권단 지분 전체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어 채권단이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하기 위해서는 박 부회장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박 부회장이 자금을 마련해 채권단 지분을 인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박 부회장의 자금력이다. 팬택이 발행한 주식 총수(16억9359만9179주)에 액면가(500원)를 곱한 시가총액은 총 8468억원 규모로 계산된다.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는 박 부회장이 안정적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지분 50%를 인수하려 하면 최소 4300억여원이 필요한 셈이다. 샐러리맨으로 시작한 박 부회장에게 이런 자금이 있을 리는 만무하다는게 주위의 평이다.

팬택 안팎의 관계자들은 박 부회장이 경영권을 놓지 않으려 할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한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박 부회장이 바깥에서 자금을 만들어 지분을 인수해 주었으면 하는 임직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반드시 이런 의견만 나오는 것도 아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휴대폰 제조 회사는 매년 수천억원, 많게는 조단위 투자비가 필요한데 개인 대주주가 감당할 수준이 아니라는 점에서 대그룹에 피인수를 원하는 직원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채권단 입장은 다소 복합적이다. 우선 채권 회수가 먼저다. 통상 이런 경우에는 제3자 매각을 선호한다. 팬택은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어 매물로 나올 경우 적지 않은 기업이 눈독을 들일 것으로 예측된다. 아무래도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는 박 부회장에게 매각하는 것보다 제3자에게 매각하는 편이 '웃돈'을 받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권단이 자진해서 박 부회장에게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채권 회수 이외의 요인이 작용할 개연성도 있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경영권 매각 문제는 전혀 논의되지도 않았고 아직 워크아웃을 졸업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거론할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고 말했으나 원론적 수준의 답변으로 보인다. 증시 상장(IPO)을 통한 회수 방법이 거론되지만 오너십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IPO도 쉽지 않다는 딜레마가 있다. 그렇다고 박 부회장이 자금을 마련할 때까지 마냥 기다려줄 수만도 없다.

팬택은 국내 기업 워크아웃 역사상 가장 성공적으로 역경을 극복한 기업이다. 그것도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라는 강제적 법률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율적 워크아웃을 통해 회생하고 있는 과거에 없는 사례다.

이런 기업일수록 유종의 미를 거둬야한다. 지금부터라도 많이 남지 않은 기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팬택, 그리고 박병엽 부회장이 머리를 맞대고 오너십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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