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회사채시장서 '힘 세졌네' 고금리 메리트 사라지고…현대차그룹 '후광효과' 톡톡
이 기사는 2011년 06월 17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 회사채 수요입찰에 대형사 중심으로 7개 증권사가 몰렸다.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자금조달에 나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인수사가 2개나 더 늘었다. 금리 메리트마저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현대차그룹으로 피인수된 후광효과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올 들어 현대건설의 회사채 스프레드는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지난 달 9일 3년 만기 1000억원 발행 당시 금리는 4.61%로 개별 민평보다 35bp 낮았다. 아무리 업계 1위사지만 건설업종에 대한 프리미엄을 요구하는 투자자들의 동향을 생각하면 상당한 강세다.
채권평가사들은 거래금리를 반영해 민평 금리 조정에 나섰다. 한달 전 5%에 육박했던 민평 금리는 4.41%로 떨어졌다. 그러자 현대건설은 또 한 달 만에 금리를 더 낮춰 발행에 나선 것이다.
현대건설은 4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아예 금리를 4.47%로 제시했다. 4년 기준 민평금리 4.68%보다 20bp 가량 낮다. 금리를 정해 놓고 응찰결과를 보고 발행규모를 정하는 수요입찰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채권시장에서는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을 내세워 월등해진 협상력을 과시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별히 만기를 앞둔 회사채도 없고 유동성 확보가 급한 것도 아닌데, 한 달 만에 발행에 나서는 목적은 스프레드 축소에 있다는 해석이다.
회사 관계자도 이같은 정서가 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현대차그룹에 편입된 후 회사채시장에서 재평가 받고 싶었다"며 "이 정도 금리로 얼마나 발행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보고자 수요 입찰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입찰 결과 발행 규모는 1500억원으로 결정됐다. 하나대투증권, 삼성증권, HMC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KB투자증권이 인수사로 참여했다. 하나 400억원, 삼성·HMC 300억원, 우리 200억원, 한화·하이·KB가 100억원씩 맡았다.
낮은 금리로 조달하는 만큼 확실한 투자자 확보 없이는 인수에 나서기 부담스러워 몇몇 증권사들은 아예 입찰 자체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은 건설사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회사채 발행이 꾸준히 가능한 소수 건설사 중 하나였다. 다만 대주주 변동 리스크 등 때문에 AA-인 우량한 신용등급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5%대에 발행해야 하는 아픔이 있었다.
지난해 10월 3년과 5년 만기로 총 2500억원을 발행할 때도 증권사가 몰려 500억원을 증액했었다. AA-급에서 5%대 금리인 회사채가 거의 없다 보니 2000억원 발행에 6000억원이 몰릴만큼 인기 있었다.
고금리 메리트는 없어졌지만 두 달 동안 2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던 것은 현대차그룹의 편입 효과라는 평이다.
증권사 인수담당자는 "HMC와 바터를 하거나 떠안을 자신이 있을만한 대형사들이 인수사로 나섰다"며 "현대차그룹의 영향이 작용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담당자는 "발행 시장에서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영향은 절대적"이라며 "한 번 딜에서 빠지기 시작하면 다시 참여하기 어려워 증권사들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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