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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 '정상화 방안' 다시 짜나 대우건설·대한통운 매각 성사..나머지 계열사 처리 방안 관심

문병선 기자공개 2011-07-15 15:49:00

이 기사는 2011년 07월 15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채권단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영 정상화 방안을 다시 짜고 있다는 관측이 그룹 주변에서 제기되고 있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매각 작업이 예상보다 빠르게 마무리되고 있고 일부 계열사는 호실적을 이어가는 등 '위기' 때 맺은 정상화 방안의 적시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그룹과 채권단 사이에 금호아시아나그룹 각 계열사의 새로운 처리 방안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상황이 달라진 만큼 금호 각 계열사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최소한 새로운 밑그림을 그려보자는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단계라는 분석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한 관계자는 "금호가 일부와 채권단 사이에서 태핑(사전조사) 차원으로 이야기가 오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전의 방향과는 다른 그림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 인수 부작용으로 그룹이 위기에 처하자 2009년말부터 채권단의 관리를 받아 왔다.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은 지난해 초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고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석유화학은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경영 정상화에 나섰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은 매각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오너 일가는 '대주주 감자'로 법적 지배력을 상실한 채 경영권만을 행사하는, 사실상 '주인'이 없는 상황이 지속됐다.

하지만 최근들어서는 상황이 급변했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매각 작업이 예상보다 빠르게 성공하면서 그룹 계열사들의 재무를 압박했던 요인이 사라진게 가장 큰 이유다.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석유화학은 호실적을 이어가며 올해 말 자율협약 종료를 앞두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의 계열분리 신청을 계기로 창업주 일가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는 것도 채권단이 하루빨리 새로운 밑그림을 짜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 실정이다.

특히 내년 12월 대통령선거가 치러지기 이전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진로가 명확히 나와야 한다는 정치 논리도 한 몫하고 있다.

업계 관측을 종합하면 '새로운 그림' 안에는 계열사 매각 또는 일부 계열사 분사 문제 등이 포함될 것으로 파악된다. 예를 들어 금호산업이 갖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조기 매각해 아시아나항공을 금호산업으로부터 떼 내고 금호산업은 독립적으로 정상화시키는 방식 등이다. 조기매각설이 불거지고 있는 금호타이어도 경영정상화가 먼저일지, 조기매각이 우선일지를 다시 따져보고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관계 면에서 금호산업이 최대주주이지만 기업 가치나 규모 면에서 아시아나항공이 앞서고 있다"며 "아시아나항공이 자율협약을 졸업함에도 금호산업은 워크아웃을 계속해야 하는 흐름은 이상한 구도"라고 말했다. 그는 "두 회사의 지분 관계를 정리하든지 아니면 다른 방안을 찾아봐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의 유력한 인수 주체로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거론된다. 박 회장은 채권단으로부터 경영권을 위임받아 실질적 인사권을 갖고 있는 상황이고 보유 자산을 매각하면 자금 마련도 어렵지 않다.

박 회장이 보유 중인 자산으로는 금호석유화학 지분(5.30%)이 꼽힌다. 시가로 3300억원에 달한다. 아들 박세창씨의 지분(4.26%)까지 더하면 6000억원대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이 정도 자금이라면 금호산업이 갖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지분(32.80%)을 매입할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에는 금호석유화학을 놓고 벌어지는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 형제간 경영권 분쟁 조짐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 금호산업도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매각해 경영정상화 속도를 높이게 된다.

금호타이어 역시 정상화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이 마련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조기매각설이 불거지기도 하고 일부 해외 법인의 매각설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채권단에서는 이러한 일각의 관측에 대해 일갈하고 있다.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가 먼저라는 입장이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채권단 외부에서 이런 논의가 있는 데 대해 뭐라고 말할수는 없다"며 "채권단 내부에서는 이야기가 오고간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석에서 말이 오갈 수 있으나 아직 제안이 들어오거나 검토를 하는 일은 없었다"고 밝혔다.

같은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역시 정상화가 우선"이라며 "과거에 해외 투자은행(IB)이 태핑 차원에서 이런 말을 하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으나 올해들어서는 전혀 들은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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