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아한 STX팬오션 깜짝실적, 알고보니.. 호주 2~3곳 대형고객 확보에 2분기 영업익 깜짝 흑자전환
이 기사는 2011년 08월 11일 16: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유가에 따른 연료비 급등으로 항공 및 해운 업체 실적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광물 및 화물을 주로 실어나르는 벌크선사 STX팬오션이 2분기에 깜짝 실적을 올려 관심을 받고 있다. 비결은 '호주 대형 고객'에 있었다.
STX팬오션은 11일 올해 2분기에 1조5203억원의 매출액과 523억원의 영업이익(연결기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83% 줄었으나 1분기에 비해서는 11.57% 늘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19.10% 늘었고 올해 1분기(-416억원)에 비해 흑자전환했다.
STX팬오션의 이같은 실적은 최근 국내 대형 선사의 실적 추이와는 정반대 흐름이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현대상선은 2분기에만 7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1분기(-275억)보다도 실적이 악화됐다. 한진해운도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1분기 영업손실(178억원)보다 많은 손실이 예상된다. 대부분 고유가에 따른 연료비 부담이 원인이다.
전문가들은 STX팬오션의 2분기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한진해운이나 현대상선과 달리 STX팬오션은 벌크선 운송에 사업이 집중된 구조다. 그런데 벌크 시황은 컨테이너 시황보다 더 안좋다. 컨테이너 분야에서 고정 고객을 다량 확보하고 있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실적도 추락하는 마당에 STX팬오션은 말할 것도 없이 고전하고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현실은 전혀 달랐다.
깜짝 실적의 가장 큰 이유는 '호주 대형 고객'에게 있었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파이는 고정된 상황에서 선사 간 서로 뺏고 뺏기는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팬오션의 경우 호주에서 대형 화주 2~3곳을 한꺼번에 확보한 게 실적 개선의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노후 선박을 매각해 실적을 개선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하지만 노후 선박 매각 이익은 영업외 이익으로 잡히기 때문에 이번 2분기 실적을 설명해줄 수는 없다. STX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그런 이야기를 듣긴 했다"며 "노후 선박은 사실 해마다 팔고 있기 때문에 의미가 크지 않다"고 했다.
호주 대형 고객의 사명은 알려지지 않았다. 광물 등 자원개발 회사로 알려져 있다. 호주 지역에서는 홍수를 겪은 1분기와 달리 2분기에 꽤 많은 운송 수요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특히 이종철 그룹 부회장과 배선령 STX팬오션 사장이 호주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발벗고 뛰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고유가 영향으로 다른 선사들처럼 영업 비용이 크게 늘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에 확보한 화주는 이런 급증한 비용을 상쇄할만큼 대량 물량을 발주할만큼 큰 고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파악이다. 2분기 영업이익의 대부분은 이들 고객들로부터 발생됐다.
STX그룹 관계자는 "고객 영업 상황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며 "위기 상황에서 경영진이 발벗고 뛰어다닌 결과"라고 했다. 같은 관계자는 "BDI 지수가 침체를 보인 상황이 오히려 운임 경쟁 면에서 전화위복이 됐다"며 "BDI 지수가 1000선을 하회하는 시황을 여러번 겪은 터라 위기 관리 경험이 쌓였던 것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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